우리집의 먹거리.

힘겹게 힘겹게 담은 총각김치와 동치미

로마병정 2011. 11. 4. 06:30

 

 

 

 

여보 꼭 20 단만 사오셔요

알았다니까 ....

 

시장으로 휘리릭 떠난지 20 여분

나 지금 총각김치 샀는데 너무 좋아서 열단 더 샀어

 

꼭 스무단만 사오시랬는데

그러나 그 말을 꿀꺽 목구멍으로 넘겼다

이왕 구입했다는데 쨍쨍 거려야 기분만 상할 터

 

뒤미쳐  동치미무도 10단 샀는데 돈 찾아 놔

그 외엔 아무말도 필요치 않다는 듯 핸드폰 끄는소리 탁 .....!

 

막장 담근다고 다 늘어 놓았는데

벼란간 총각김치거리에 동치미거리에

에구 에구 에구


동치미무우 10단 50 여개  

씻어 물기있을때 소금에 도르르 굴렸다. 

 

 

 

10 개는 따로 

켜켜로 소금을 더 넣어

짚으로 덮고 돌로 누른다

짜게담근 짠지거리다.

파뿌리와 저민 생강넣은 베주머니

절인갓 그리고 절인 쪽파와 배 세개를 

항아리 밑에 깔고

절였던 무우 40 여개를 채곡 채곡 담고

돌로 누른다

받쳤던 소금물을 부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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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는데만 온 몸이 쑤셨고  

절이고 나니 오밤중이 되었다. 

 

찹쌀 한사발을 팔팔 끓여서 죽을 쑤었고 

고추가루 마늘 파 생강 설탕을 넣었다.

갈치속젓으로 간을 하면 

깊은맛과 단맛과 깔끔한 맛을 더 해 준다. 

 

항아리것은 익혀서 우선 먹을것이고

통의 것들은 김치냉장고에 갈무리 할것이다. 

청을 뜯어 끓는 소금물에 데쳐

걸쳐 널었다. 


 

                                               

큰 물통에 동치미 항아리를 넣었다.

우수수 추워지면 신문지와 담요를 사이에 낑겨넣어

어는걸 방지할것이다.

 

해마다 우리집의 명물이 되었다 ...^*^

 

  

 

 

친정엄니는 늘 말씀하셨다

말갛게 빨아 삶은 수건들

햇살아래 펄럭이는 모습 그것이 꽃이고

 

먹거리 정성스레 준비해서

갈무리하는 과정 또한 꽃보다 못하지 않으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