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터졌던 며칠사이
씽크대 구석에서 나오는 그릇마다 다 버리자는 영감님 성화
물색없이 거드는 아랫집 애들
나도 그러하리라 혼자 결심했었지만
앞으로의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새것으로 바꾼담 치
지구환경에 도움은 못될지언정 ....^*^
베이킹 소다를 듬뿍 푼 뜨거운 물에
오방난장 가지각색 씽크대속의 그릇들을 쏟아부었지요
닦았다가도 신통찮음 까지 것 몽땅 버리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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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이 애들보다 효자 |
신통찮음 버리지이 |
이럴때 저럴때 필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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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해보고 버리지 |
반찬해서 애들에게 보낼땐 |
버리고 싶었던것이 |
이 도자기는 우리나라에 여섯벌 밖에는 없는것이랍니다
뒤를 잇질못하고 돌아가셨다던가요
그래서 귀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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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이 훌꺼덕 넘어 중년으로 접어드는 내 보물단지들 어렸을 적
좋아하는 돈까스에 카레라이스 멋드러지게 모양내 애들기분 사로잡던 추억
절대 버릴수 없는 까닭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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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땐 이 물통 올리느라 허리가 휠듯 삐끗 할 때도 있었는데
당신들도 이젠 노인이예요 영글게 인식시켜주면서 못쓰게 하네요
과감하게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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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컵만 대면 조르르르 냉수 온수가 나오는 것으로 바꿔 주었습니다
찬물이요 오우케이
더운물이요 역시 오우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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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온수도 차거운 냉수도 몸에는 좋지않을 터
씽크대 옆에 정수가 나오도록 깜찍스런 호수하나를 또 박아주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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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에서 나오는 물은 체온과 비슷해서 냉수대용으로 자시라던가
커피물도 요기에서 받아서 끓이라데요
좔 좔 쏟아지는 수돗물을 사용했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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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랫만에 한가하고 편한 마음이 됩니다
영감님 치료도
어지럽던 집안도 차츰 제자리 찾아가고
김장이 머리를 헤집어 놓지만
영감님 자실 백김치만 조금 더 담그면 됩니다.
내년엔 동네 방네 소문날 맛난 김장 해보리 결심은 때마다였는데
역시나 말탄장수 지나 듯 헐레벌떡 때워지는
해마다의 마땅찮은 김장
삶은 그렇게 늘 모자라는듯
아쉬움인채 지나가나 봅니다.
늙어가는것이 슬픈것만이 아닌것은
들끓던 가슴 가라앉히면서 포기할 줄도 알아지는 때문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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