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메뉴얼이란 초죽음이 되도록 주무르는것 ...^^

로마병정 2013. 2. 23. 07:00

 

 

 

 

 

 

주사 두대로 하루의 치료를 시작하며 다니던 정형외과 

밤마다 자벌레 처럼 뒤척이며 통증을 참아야 하는게

늙고 뚱뚱해서겠지로 넘기기엔 너무 괴롭다.

 

삶의 질을 따져보면

지옥 옆집에서 살고있으려니 여겨지고 ...^^

 

어깨의 결림을 고쳐주셨

조르르 두어정거장 거리에 있는 새로운 정형외과 문을 두드린다.

 

무릎속에 낑겨있는 기계를 바꿔야 하겠네요 그 소리만 듣지않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기대로 들어서지만 자신은 없다.

 

10여층이 훨씬 넘는 으리으리한 병원은

기부터 죽으며 들어서게 되지만

낯익은 원장님은 반색부터 하시고 

반기시는 그 웃음으로 해서 가 조금 살아나고  ...^^

 

일주일만 집중치료 해 보고

잘 안 되면 다음 단계의 치료방법을 찾겠다신다.

병원에 올 때만 걷고는 절대 걷지 마셔요 ..........

 

 

운동부족이라 더 아플거라는 영감님

게으름뱅이란 욕으로 들리는 그 소리 듣기 싫어

죽기 살기로 걸었던 미련퉁이 나

더 퉁퉁 부어오른 무릎

 

 

이 지경이니

서울 사람들이 제일로 꼽는 작은 설 정월 대보름

나물과 오곡밥 차리면서 맛보던 행복은 

올 핸 포기해야 할 거 같다.

 

설차림이

통증때문에 뒷전으로 밀쳐진다는 것은 조금 우울이지만 

잠을 설치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커다란 행운인가

까짓 오곡밥이고 나물이고 먹었다 치지 뭐 ....... ^^

 

 

치료사가 손가락과 무릎과 발뒤꿈치로 눌러대는

반죽음이 되는 물리치료 방법

그래도 받고 나면 나를 듯 가뿐하다.

 

무릎기계를 바꾸면

얼마나 더 아플까하는 그 통증과 비교하면서 참아내니

받을만 하다

치료 이름이 메뉴얼이란다.

  

 

 

지난 날에 차렸던 나물

묵은나물보다 빨간 생채를 더 잘 먹던 우리보물들

올 해는 건너 뛴다 아그들아  ...^^

 

 

 

 

 

만주로 러시아로 쫓겨나고 도망간 우리들의 선조들

빈곤과 척박한 환경과 외로움 속에서도

내려오는 전통음식을 기억하면서

만들어 화합하는 모습은

볼 적마다 짠하면서 늘 고마웠다.  

 

우리들이야 본토에서 얼마나 편한가

그래서 이름있는 날엔 꼭 내려오는 음식을

차리고 싶어진다.

계절에 맞는 특별한 이유가 꼭 있으려니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