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반백년으로 들어서는 내 결혼 기념일에 ...

로마병정 2013. 6. 28. 07:00
 


        해가 뜨고 지는 똑같은 그제 어제 오늘 거듭 거듭 긴세월 살다보니 똑 부러지게 몇년이란걸 기억조차 못하네요. 그저 반백년이 가까웠느니 어림할 뿐 그렇게 어리버리로 올해도 결혼 기념일이라는걸 맞이합니다. 무릎 치료에도 예방에도 좋다는 장어집에 영감님과 마주 앉았습니다. 후두암 치료로 술 한잔도 못하는 영감님 기가 빠진 쓸쓸한 모습에 괸시리 가슴이 짠해집니다. 한참을 쳐다보더니 고맙답니다. 억센 시어미 노릇 하지않아 고맙고 딸과 구별하지 않아 참 고맙답니다. 어느틈에 내가 시어미자리에 올라 앉았네요 . 결심하고 결심하고 또 결심하며 살아 낸 시집살이 고되던 젊었던 나의 세월. 내 며느리에겐 눈물짓지 않게 하리. 절대로 숨어서 몰래 눈물짓지 않게 하리라. 걸음마다 숙제인듯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하늘로 돌아간 얼마 후 내 뒷자리가 어질고 부지런함으로 남았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