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이 휘 돌아친

털썩 앉아 머물고 싶었던 횡성의 백년이 넘었다는 풍수원 성당

로마병정 2014. 11. 25. 06:00

 

 

 

 

 

 

먼길이고 막힐수가 있으니 새벽같이 떠나자는 은찬아범

알았다 천연덕스럽게 고개 끄덕인 나

 

네시에 일어나 밥을 하고 주먹밥을 뭉쳐싸고

따숩게 무국을 끓여 마호병에 담고 ...

 

서울을 훌쩍 지나고 구리 아이씨를 통과했을 즈음

무심히 내려다 본 내 발 

운동화가 아닌 슬리퍼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왔고 ...^^

 

 

 

엄마 걱정 마셔요

트랫킹화 한개 핑계김에 사지요 뭐

이런 이런 그림자처럼 말썽부리지 말아야지 늘 하던 생각이

이렇게 빗나갈 줄이야

아들 주머니 털어 산 거금의 이 신발 ...

 

 

 

홍천 은행나무 숲을 다녀 오는 길 

엄마 아빠에게 꼭 보여드려야 한다면서 차를 세운 곳

성당 가득 가을이 머물고 있어서

눈 닿는곳마다 탄성이 나오도록 아름답다 ..._()_

 

 

 

카톨릭과 인연이 있는 할배

신나서 이리로 저리로 바쁘다

아마도 우리둘이라면 평생 못 볼 곳이었구나란 고마움.

 

 

 

빨갛지 않은 벽돌색으로 해서 더 정이 가는 곳

기웃 기웃 아무곳에나 들어가보고 싶어지는 곳 

은찬이는 꽁지도 볼수가 없다

여늬때처럼 어느 구석을 또 헤집고 다니겠지 ...

 

 

 

은결이 세상이다

온 성당안을 골고루 기어다니면서 찬찬히 구경한다

고래 고래 괴성까지 질러대면서 ...

 

 

 

당연히 버릇없음을 말렸어야 했지만 그냥 내버려 두었다.

먼훗날 카톨릭으로 종교를 정할 때

전여 낯설지 않을수도 있지않을까란 생각에 ....

 

 

 

역시나 부산둥이 은찬이의 호기심이 꽂힌 곳

이제 겨우 한글을 배우는 중이라

끄적 끄적 무엇인가 적어넣는곳으로 ...

 

 

 

아들 며느리는 핸드폰에 담기 바쁘고

아랑곳 하지않는 은결이

여전히 성당안을 종횡무진하고

 

 

 

곱게 달린 등까지 숭고하게 보이는곳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초를 들어주신 곳일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쁨이 나눔된 곳일까 ..._()_

 

 

 

앞도 뒤도 너무 아름다워서 찍고 담고 또 찍고

아들내미가 있으니 다시 또 찍고

뒷산의 단풍이 푸른기와 섞여 더 곱다

 

 

 

 

 

 

나무 나무 사이로 보이는 본당의 머리가 너무 근사해서

다시 수없이 담아보았다

아마도 오십여장은 찍었으리라 ...^^

 

 

 

 

 

멋진 느티나무 그 가을 아래 우리식구 다 모였다

누구하나 얼른 가자 서두는 사람이 없데

그래도 먼길이니 서둘러야 하거늘

 

 

 

돌아 오는 길

피빛 노을이 온 하늘을 덮었다.

날마다 뜨고 여전히 지는 태양이건만

왜 늘 신비스럽고 황홀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