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장다리며 찔끔 엄니생각도 하고 쇠고기 듬뿍 넣어 고추장도 볶고

로마병정 2015. 5. 6. 08:09

 

 

 

 

 

 

늦이막히 배달된 메주로 해서 정월 끝바람에 담갔던 장

따순봄날에 가릅니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지않을꼬 하얀콩 제쳐놓고

서목태 불려 푸우욱 삶아 빻아 된장거리에 섞습니다. 

개량메주 세양재기도 함께 버므립니다

 

 

 

찌는듯한 여름날에 벌레를 막아준다는 강황가루

소금으로 마무리된 햇된장위에 솔솔 뿌려 끝맺음을 합니다.

 

 

 

한옥 마당 끝 목욕탕 위에 독립으로 차려졌던 장독대

 화초밭과 화분과 뭉그려 함께있는 지금의 장독대 못마땅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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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어느날 세째사위가 놓고 간 땡감 두박스

연시가 된 걸 말갛게 씻어 푹 푹 고아 자루에 짰습니다

 

 

 

 

곱게 짜진 재료에 상하지 말라 매실청을 넣어

다시 부글 부글 끓여 졸여 김치냉장고에 좌정시켰구요

 

 

 

 

딤채에 넣었던 곤죽 감과 바위처럼 굳은 묵은 고추장 윗부분 

말끔하게 거둬 물과 함께 섞어 불립니다. 

 

 

 

 

 간장 빼고 갖은 양념에 무친 쇠고기 한참 놓아 숙성

냉동고 들들 뒤져 갖가지 버섯들 꺼내 녹이고  

 

 

 

 

  익는 시간이 달라 따로 따로 달달 볶은 쇠고기와 버섯

볶으면서 훌 훌 골고루 섞습니다.

  

 

 

 

불린 고추장과 고기섞인 버섯 넣고 시날 고날 시날 고날

얼만큼 졸여지면 대강 부순 잣가루 한줌 들뜨려 마무리

 

 

 

 

큰그릇에도 작은그릇에도 담아 놓습니다

딸도 덜렁 며느리도 덜렁 들고 가기 편하도록 ....^^

 

 

 

해가 바뀌면

장을 담아야만 찌운하던 마음이 개운해지고 

40여 일이 지나면 다시 장을 다려야만 개운해 지고

이젠 사먹자는 용서가 되질 않고

그래서 올해도 구무럭 구무럭 숙제에서 벗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