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이막히 배달된 메주로 해서 정월 끝바람에 담갔던 장
따순봄날에 가릅니다.
▼
몸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지않을꼬 하얀콩 제쳐놓고
서목태 불려 푸우욱 삶아 빻아 된장거리에 섞습니다.
개량메주 세양재기도 함께 버므립니다
▼
찌는듯한 여름날에 벌레를 막아준다는 강황가루
소금으로 마무리된 햇된장위에 솔솔 뿌려 끝맺음을 합니다.
▼
한옥 마당 끝 목욕탕 위에 독립으로 차려졌던 장독대
화초밭과 화분과 뭉뚱그려 함께있는 지금의 장독대 못마땅이지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지난 가을 어느날 세째사위가 놓고 간 땡감 두박스
연시가 된 걸 말갛게 씻어 푹 푹 고아 자루에 짰습니다
▼
곱게 짜진 재료에 상하지 말라 매실청을 넣어
다시 부글 부글 끓여 졸여 김치냉장고에 좌정시켰구요
▼
딤채에 넣었던 곤죽 감과 바위처럼 굳은 묵은 고추장 윗부분
말끔하게 거둬 물과 함께 섞어 불립니다.
▼
간장 빼고 갖은 양념에 무친 쇠고기 한참 놓아 숙성
냉동고 들들 뒤져 갖가지 버섯들 꺼내 녹이고
▼
익는 시간이 달라 따로 따로 달달 볶은 쇠고기와 버섯
볶으면서 훌 훌 골고루 섞습니다.
▼
불린 고추장과 고기섞인 버섯 넣고 시날 고날 시날 고날
얼만큼 졸여지면 대강 부순 잣가루 한줌 들뜨려 마무리
▼
큰그릇에도 작은그릇에도 담아 놓습니다
딸도 덜렁 며느리도 덜렁 들고 가기 편하도록 ....^^
▼
해가 바뀌면
장을 담아야만 찌운하던 마음이 개운해지고
40여 일이 지나면 다시 장을 다려야만 개운해 지고
이젠 사먹자는 용서가 되질 않고
그래서 올해도 구무럭 구무럭 숙제에서 벗어납니다.
'우리집의 먹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먹거리 귀하던 옛날 옛적에 먹던 장땡(장떡 )만들다. (0) | 2015.05.12 |
---|---|
한보따리 들고 들어 온 영감님표 민들레로 김치담그다. (0) | 2015.05.09 |
아자작 그럴듯한 우엉김치 담그고 연근으로 우엉으로 조림도하고 (0) | 2015.05.01 |
두릅 따두릅 엄나무순 구기자순까지로 장아찌를 담급니다. (0) | 2015.04.29 |
얼렸던 작년 매생이와 굴 탈 탈 털어 전부치고 국끓이고 (0) | 2015.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