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평생
이렇게 더딘시간은 없었던 듯 싶다
백내장 수술을 하고 회복하는 한달여가 ...
고도난시쪽 보다는
약시라 하셨던 안과박사님
(전지하느라 버려진 청계천의 매화)
검사
검사
두어달 만에 다시 정밀 검사
그리곤
드디어
두 주일 후에 잡힌 수술날짜
시력이 살아나리라곤 장담을 못한단다
그냥 실명만 막아주셔요 말했다
(무우대가리를 꽂아놓으니 꽃이 피고)
동네 작은병원에서
황반기가 있고 피가 비친다며 급하다고 ...
그래도
그 눈으로
영감님 방사선치료 끝내고 마지막 결과까지 확인하고는
내 눈 치료를 시작했었다
(돌단풍으로도 봄맞이를 했다)
수술전엔
10cm 거리에서 깨알 글씨도 읽을수 있었는데
지금은 서리태알 글씨 조차도 잘 안보인다.
어느 부인은
양쪽눈 백내장 수술비가 440,000원
난 한쪽눈만이었는데도 1,000,000 여 만원
뭐던지 수월치 않은 내가 야속하다..
(죽어도 살아도 천년이라는 주목뿌리가 돌단풍과 단짝이다 )
샤워는 커녕
세수조차도 안된단다
수술날 곁을 지켰던 두째
그림자 처럼 붙어 잔소리를 해 댄다
하지마라 하지마라 하지마라구요오 ......
(돌단풍이 만개하곤 잘라버린 하얀 옥상표 영산홍도 안으로 ...)
그리 더디던 세월이 흘러 이제 모래 금요일 돋보기 처방을 한다던가
실명위기라는 말만 듣지 않았어도 수술전이 나았었단 생각도 든다
이 몰골에
돋보기까지 뻗치면 참 가관이겠다
구석 구석 고장 안난곳이 없으니 자주 자주 주눅도 든다.
(오미자도 나란히 채마밭도 가지런히 ...)
해마다 서두르던 옥상 봄준비
올해는 두가지 암에 시달리고도 피곤이 뭐냐는 영감님 혼자 서둘렀다
줄 마추는건 애꾸눈인 은찬할미가 한몫하고 ...
텃구렁이 은찬할멈도 가끔은 외출을 했었는데
한달여를 두문불출 하면서도
거실로 끌어들인 하찮은 몇가지로
영글게 봄맞이를 했었답니다 ...^^
캄캄한 채로 비워 둔 썰렁한 집을 다녀가시며
안부를 궁금해 하시던 고마우신 친구님들
참 많이 많이 감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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