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만의 폭설과 혹한이 덮치던 2,000년
그 해 첫번째 달에 돌아가신
시아버님 기일이다
잔을 올리던 영감님
아쿠쿠 외마디 소릴낸다.
무릅도 허리도 늘 꼬장 꼬장이었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시아버님 살아 생전
내년부터는 나 제사 참례 안할란다.
이제 무릅이 뻑뻑하네
한심하신듯 혼잣말로 웅얼거리시던
그때 시아버님 연세 86세셨다.
가만히 헤아려 보니
영감님이 시아버님 그때 연세다.
세월에 얹혀진 시간이 나란히 흐르듯
윗대들이 하시던 고대로를
우리는 늘
종 종 종 따라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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