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후두암이 박차고 떠난 자리에 다시 전립선 암이 똬릴 틀었단다.

로마병정 2018. 10. 30. 01:44






하늘 높고 아름다운 시월로 접어 들기 보름 여 전 

 후두암에서 완전히 벗어 났다며

병력이 들어 있다는 두툼한 봉투를 건네 주며

가까운 병원에서 가끔 검진이나 받으라신다. 


 


청계산 하산 중에 떡한팩 건네주고 얻어 왔다는

영감님표 엔젤 트롬펫

폭염을 견디느라 피지 않을 줄 알았는데 ...^^





환자 보다 더 힘들던 후두암 머문 육년 세월

약이야 병원 몫이겠지만 도움 될 먹거리 찾는답시고  

머릿속은 늘 오만가지로 뒤숭숭 

챙겨줌이 시부장찮아 암에 걸렸는고 자책으로 편하지도 않았고  ...


 


천인국은 씨방 맺힐때가 더 신비스럽고

꽁지부분에 알짱대던 숫커미 두마리 없어지곤

거순이의 배가 더 퉁퉁해졌다





개운함에서 벗어난지 두어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전립선 암이란다 

병원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싶었다

뭐 이런 굇씸한 세월도 있을까


 

박스에 뿌리채 담아 보내주신 아낙님의 구절초

올해도 흐드러지게 피고

곤충들의 낙원이 되었다.




한달 후 뼈 스캔에다 씨티등 여덟가지를 검사 하란다

이젠 나이 많은 노친네라서  

메모에 게으르면 검사실 찾아 들기도 쭈빗 쭈빗   

마음 따로 몸따로 행동이 늘 어깃장을 놓는다.


 

소국도 해국도 흐드러진 옥상

소홀했는데도 한껏 피어 준 애들에게 고맙고

미안스러움을 좔 좔 좔 물주는게 고작 ...^^




손톱이 상하도록 흑마늘을 까고

믹서가 망가지도록 흑임자를 볶아 갈고

인삼을 아홉번씩 쪄 말려 거르지 않고 상납 했건만

내 문서는 모두 헛문서였는고 ...


 


총각무에 달팽이들이 들 덤벼 거덜을 내고 있다

허지만 쪽파가 쇠기전에 처량한 몰골이지만 담아야 하는데 

그래도 십여개 열린 작두콩이 위안을 준다  ...^^



 

내키진 않아도 다시 시작을 해야 한다.

인삼 캘 때가 되었으니 주문을 해야 하고

토마토 쥬스는 주구장창 대령 해야 하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해 보리라. 


 

흑임자 한말을 볶아 갈아 꿀환을 만든다

검은색이니 도움이 되겠거니로

서목태섞어 현미를 볶아 차를 만들고 ...





정밀검사 때에는 자기가 월차를 내겠다면서

아들내미 미리 날짜를 체크 했다  

아직 애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잖은 우리부부는 

병원 가는 날도 늘 살짜꿍 다녀왔다.  


 

한말을 빚으려면 어깨 허리 팔 다리 다 뻐근

이번엔 그냥 꾹꾹 주물러 만들자는 영감님

그럽시다 딱히 군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 ...^^





암은 균이 아니라 영양실조가 문제라면서

골골마다 골고루 모시고 나서는 아들 며느리

워낙 미식가인 영감이라 가리지도 따지지도 않고

차꽁무니 들이대면 언제고 오우케이다 ...^^


어느 방송인이 한다는 카페

윗층에선 칼질로 한 끄니를 때우고 

카페엔 다락방까지 만들어 편안하게 쉬게도 꾸며졌다.




암에 지지 않게 골고루 골고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