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봄맞이와 동시에 없어질 봄동에 김장처럼 속을 넣고 ...

로마병정 2023. 2. 19. 18:20

 

조금 더 따순날이 되면 종을 올리곤 봄동이 사라집니다.

보기엔 억세도 아기처럼 보드라운 봄동

흥건한 소금물에 탐방 탐방 담갔다가 켜켜이 소금 뿌려 절입니다.

 

 

삼십여분 마다 아래위를 바꿔주면서 세시간 정도 절입니다

조글 조글 겉잎은 끓는 소금물에 삶아건져 겉껍질을 벗겨내고

흥건하게 물을 부어 국거리 용으로 얼립니다.  

 

 

 배,  양파,  생강, 마늘, 새우젓, 함께갈아 받치고

찬밥 끓여 간것과 홍시즙 고추가루 호렴으로 간 맞추어 숙성 

사이 사이 낑겨있는 흙을 말갛게 씻어내고 반으로 갈라 물을 삐고 ...

 

 

물기가 없는 식재료라서 흥건하게 김치국물을 잡았고

짝 벌려놓고 골고루 골고루 속을 바릅니다

꼭 꼭 여미어 꼭 꼭 눌러가며 그릇을 채우구요 ...^^ 

 

 

배추김치 처럼 정식으로 자를 필요는 없읍니다

이래도 저래도 어차피 얌전하지 않은 매무새인걸요 

대가리만 잘라 가지런히 담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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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배추는 지난번 보다 적게 네통을 집어 들었고 

시간 덜 걸리는 방향으로 되는대로 자릅니다

곱게 빻은 호렴으로 중간 중간 뿌려 40분쯤 절입니다.

 

 

홍고추도 붉은 피망도 없고 마른고추도 떠러져 실고추도 만들수가 없읍니다 

봄동김치 하느라 갈았던 재료 고대로 얻어

생수 두어병에 파와 사과 부추만 넣고 엉터리로 끝을 봅니다 .

 

위의 것은 막내 사위가 좋아라 하니 한통 담아 놓고 

아랫것은 우리것이라 고춧물을 조금 덜 들이고 담습니다

드문 드문 재료를 빼 먹었어도 맛은 짱 먹어줄만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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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박김치에 개갈치 않은 봄동김치

요즈음 향기를 뽑내는 굴을 넣은 콩나물 국 

이것으로도 한끼식사 때우기는 억울치 않을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