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길에서 돌아와 자리잡은곳 외할머님 댁 ...
비오는 날이면 호랑이 울음소리 낮으막하지만 우렁차게 들려오던
창경궁 담 밑 ...작은동산을 사이에두고 일본가옥 ...
넓은 가운데방이 다다미로 되었었다 .
담밑 동산엔 사과나무 앵두나무 똘배나무
그리고 사과보다 훨씬작고 새파란 능금나무
담장 나란히 사과괴짝 연결해 만든집 토끼 식구 백여마리 ...
죽 놓인 철봉틀 평행봉 위엔 동네오빠들 종일 웅성
꼬마들 얼켜 즐겁게 놀고
아이스케키 장사 목청 돋구면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투정하던 골목 .
십리는 떠러진 동사무소 직원
동네어귀에 땀범벅 얼굴 비치면
어느집 전화받으라 연락하러온 발 걸음 ..
어느댁 어르신네 생진날이면
우리 다다미 방에서 종일 차려지는 잔칫상
들며 날며 채워지고
들며 날며 먹여지던
요순적 백성들 모여 오순도순 살아내던 ...
춥지도 않았고 덥지도 않았지 ...
소박한 꿈 부풀고 식솔들 모여 바시닥 거리던
팔조 다다미 방 ...
<200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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