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다다미 방을 아시나요?

로마병정 2005. 11. 21. 18:48

 

 

피난길에서 돌아와 자리잡은곳 외할머님 댁 ...

비오는 날이면 호랑이 울음소리 낮으막하지만 우렁차게 들려오던

창경궁 담 밑 ...작은동산을 사이에두고 일본가옥 ...

넓은 가운데방이 다다미로 되었었다 .

 

담밑 동산엔 사과나무 앵두나무 똘배나무

그리고 사과보다 훨씬작고 새파란 능금나무

담장 나란히 사과괴짝 연결해 만든집 토끼 식구 백여마리 ...

죽 놓인 철봉틀 평행봉 위엔 동네오빠들 종일 웅성 

 

꼬마들 얼켜 즐겁게 놀고

아이스케키 장사 목청 돋구면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투정하던 골목 .

 

십리는 떠러진 동사무소 직원

동네어귀에 땀범벅 얼굴 비치면 

어느집 전화받으라 연락하러온 발 걸음 ..

 

어느댁 어르신네 생진날이면

우리 다다미 방에서 종일 차려지는 잔칫상

들며 날며 채워지고

들며 날며 먹여지던

요순적 백성들 모여 오순도순 살아내던 ...

 

춥지도 않았고 덥지도 않았지 ...

소박한 꿈 부풀고 식솔들 모여 바시닥 거리던  

팔조 다다미 방 ...

 

<200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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