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맹장이나 터져라 나쁜 놈 **

로마병정 2005. 11. 24. 08:36

 

시집못간 두째딸

혼자살아내는 연습해본다고 분가

딴에는 이사하기가 힘겨웠던지 천식기가 발발 .. 

그여코는 몸살 감기로 병원엘 ...

 

거기까지 울려퍼지는 핸드폰 ..

여보 여보 무가 언거같아 ..어떻하지

 

당연하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살짝 언무 끌고 들어와 반씩은 버렸구만 ..

중얼거리는 내게 열에들뜬 얼굴로 쿡쿡거리는 두째 

 

낙엽이 우수수 떠러지기 시작하면

짠지에 동치미에 총각무에 김장 걱정은 혼자 다한다 .

 

기상하면서 가장 먼저하는 일 ...

내게 커피 한잔 손에 쥐어주고는 김장거리로 시작한다 .

 

오늘 사올까 내일 할래?

입동 지난지가 벌써 오랜데 ..

난 묵묵부답으로 커피만 홀짝거린다 .

 

단골 채소가게에서  절여오는 배추때문에 

집안이 거덜나는줄 알고있는 영감

그 타들어가는 까만 속내 ...

 

배추를 제한 모든채소는 자기가 자전거로 사오겠단다 .

하지만 옥상까지 장장 오층

올리고나면 김치담글 기운은 벌써 다 빠져버렸다 .

 

자르면서 먹어보는 무우 ..반씩은 모두 얼었다

퉤퉤 거리며 씹어보는 영감

옆에서 아픈애 걱정하는 나 ...

 

나쁜놈 오늘저녁에 배나 아파라 ..

아냐 맹장염이나 걸려라

내눈치를 슬쩍 보다가 욕의 강도를 높인다

그무장수 지금쯤 맹장 수술하고 있을께다 아마 

 

재작년에 연이어 삼년째 난 배추를 가게에서 절여오고

영감은 삼년째 언 무를 끌어드리고 ..

 

난 벌써 사러 나설때부터 그럴줄 알았다니까 ..

언 무 사 올줄  ...

그거까지 짚고있는 난 구렁이 같어 ..

'살며 생각하며 > 넋두리 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 마 **  (0) 2005.12.04
파아노 밑에 피신중인 게 **  (0) 2005.11.26
여자 **  (0) 2005.11.21
만산홍엽에 정신 빼앗기고  (0) 2005.11.21
날이면 날마다 **  (0) 200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