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홍콩 빠 **<하나>

로마병정 2006. 9. 30. 08:59

Y셔츠 줄줄이 빨아 다려 헹거에 나란히 걸어 놓았고 ...

멸치 오징어 마른새우 그리고 더덕

맛깔스럽게 간 맞추어 지지고 볶아 락엔락에 쟁여 냉장고에 쌓아놓고 ...

꼭두새벽 떨쳐입고 선수인양 으시 댈 

빨갛고 노랗고 검정이고 회색인 호화찬란한  유니폼 영감꺼 얌전히 대령해 놨고 ...

 

참기름 듬뿍 묻힌 조물조물 만들어 쪄 낸 쑥 개떡 ...

발그레하게 묻힌 더덕  작은 그릇에 정성과 함께 얌전히 ..

손으로 더듬어 가시 발린 노랑태 들기름 들뜨린 고추장에 착착 쟁여 .. 

눈 비비며도 들고 나설수 있게 보자기에 싸  놓았다  ..

 

어이 시간됬는데 ...

깨우는 영감님 목소리에 놀라 눈뜨니 새벽 네시 ..

국끓이고 밥해서 식탁보로 덮어놓고 ...

코고는 아들귀에 대고 소곤소곤 지껄인다 .

아들아 나 오늘 남쪽나라 간다.

엄마 벌써 가?

여섯시거든 ...

 

날라 갈 듯 즐거운 여행의 첫 걸음 ..

분홍색 쑥 개떡보퉁이 옆에 끼고 동서울 터미널로 ......

몇달 묵으러 가는 양 배낭은 왜 그리 큰지 ...

 

얼마나 묵을껀데 ?

Y셔츠 다리는 갯수헤며 자꾸 묻던 영감님 ...

히히

웃고 그냥 서두르는 나 !

 

손가락 두개 걸어 동그라미 지으며

"잘 다녀와 !

질러대는 오층위의 영감님 인삿말이

터미널에 도착 되어서야 귀에 들어왔다

겨우 ....

내가 필경은 너무 들떠 있었던게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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