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커피 딱 두잔 **

로마병정 2006. 9. 13. 09:35

아들 출근시키고 일곱시경 ...

딸내미가 내밀고 간 빨간 줄 그어진

댑다 가벼운 운동화

짧은 바지에 깊이 눌러 쓴 캡에 얼굴까지 가리고 

마장천으로 나섭니다  줄레줄레 ...

 

나만큼 주름진 얼굴로 빨랑빨랑 걷는 사람 절대로 없습니다.

몸매 지키려는 날씬둥이들의 안감힘만 보이지요.

 

햇살이 맑고

공기도 맑아 

사각거리는 갈대숲은 그저 즐거움입니다.

비늘 일으키며 반짝거리는 개울물의 정겨움까지도 ...

 

신답역을 가로질러 뒤로돌아 개천으로 내려서는 공기의 상쾌함

미류나무 속 참새의 재잘댐은 지하철 소리보다 훨씬 큽니다.

 

휘청 휘청 한양대를 끼고 주우욱 용비교 까지 ...

빨강 노랑 깜장 분홍 ...

자전차  행렬들의 경쾌함까지 저절로 웃음을 주지요


가끔 옆으로 고갤 돌려보면 동실동실

가지각색의 새들 물을타고 놉니다.

 

용비교에서 되 돌아 다시

오리구경 백로구경 줄지은 자전차 구경

내 가슴의 뿌듯함 까지

새벽 공기속의 걷기는 축복입니다.


왕복 8km 남짓 ...

평지는 나도 거뜬히 걸을수 있었네

꾸겨 박혔던 안타까움

꺼내지는 자신감입니다 ... 

 

파아란 하늘 보고 웃고 ..

동실 거리는 오리보고 웃고  

떼지어 몰려다니는 고기들 보고 또 즐겁습니다


그렇게 땀 빼고 걷는 8km의 효과는?

구청에서 문서편집 배우다 빼먹는 두잔의 커피

고거 열량만 달랑 태우고 온거라데요 .....

 

그래두 경쾌함과 뿌듯함이 하늘만큼 인데 ...

 

그래도

커피 두어잔을 마시기 위해 내일 다시 걸을테고 ...

 

걷기 위해서

난 또 

모레도

커피를 먹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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