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꽁꽁 언 배추 **

로마병정 2006. 11. 24. 11:18

 

 

 

줄줄이 리어카 군 앞 세우고 들이 닥치시는 시아버님

마당에 부려 놓으니 산터미다.

올해는 겨울이 조금 길다는구나 300 포기다 .....

 

꽁꽁 얼어빠진 배추는

성한 배추값의 절반밖엔 되지 않았으니

알뜰 주의 시아버님의 탁월하신 경제관 ....

 

그래도 난  

뒤로 자빠질 듯 어지럽다.

공장애들이 많다기로 서니 이렇게 실한 걸 300개라니 ...

오금은 미리 오그라 들고

하늘은 온통 노란색.

 

뒤미쳐 들어오는 꼭지 딸 고추 부대 ...

손에 물이 닿기가 무섭게 얼어붙는 영하의 날씨 ...

 

학교에 다니는 시뉘 들에게서야 얻을 손도 없고 ...

뜰 아랫방의 새댁과 끝 건너방의 아주머니를 잡는다.

 

설겆이 그릇에 더운 물 그득 떠다 놓고

언손 담구었다가 또 담구었다가 배추 다듬어 저린다. 

하루해가 꼴딱 ...

 

서둘러 저녁 끝내고 고추 다듬기 ...

열두시면 나가는 전등불 초를 들이대며 배추 뒤적이기를 두어번 ..

씻어 받쳐 놓은 배추가 

사람 대여섯이 둘러앉을 평상에 그득히

속을 넣어도 넣어도 줄지않던 배추더미 ...

 

이러했던 김장이 ...

 

절여 4층까지 올려다 주는 호사스러움

이리 저리 뒤척이며  

필요한 만큼 양념 골라 놓으면 냉큼 배달 해주고

귀찮으면 말끔이 다듬어 놓은 쪽파도 지천이구만

씻어대는 번거로움 그 조차도 꾀를 부리는

나 !

죄 받을꺼 같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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