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집으로 올 수있니?
마장천을 휘 돌아 들어오다
싸늘함이 바지가랑이로 스며들어
줄렁거리며 저녁준비가 어설플것 같아
옆의 영감 웃 옷을 잡아 끈다
오늘 저녁 외식 합시다^*^
어머니 저 슈퍼에 있어요
우유가 떠러졌거든요.
며느리 목소리가 맑다.
넌 또 어디있니?
두째딸에게 호출도 한다.
동대문 도서관이요
언능 오너라 오리집으로 ...
새로 개업했다는
넓고도 정갈한 오리집
손수 꿈지럭 안 해도
맛있게 저녁먹는 이 호사스러움!
고급 요리가 아니어도 즐겁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는 며느리
많이 먹어 운동이 필요하다는 두째딸
그래서 우리 네식구 동네를 돈다.
이 쪽 골목으로 들어서서 저쪽 길로 빠지고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서
두째딸
집 바래다 주고
넓은길로 내려서서 우리집을 향한다.
안녕히 주무셔요
며느리 밤 인사 뒷꼭지에 달고 4층으로 ..
현관 앞에 얌전히 놓여있는
우유병과 과자봉지
노인은 꼭 잡수셔야 한다네요
꼬박 꼬박 우유 챙기는 그 맘
나는 예쁨으로 받아 들인다.
자그마한 미소가 겹겹이 쌓이는데
어찌 노여움이 생기겠는가로 ...
요새 젊은이들 요새 젊은이들
나도 그 대열에 서서
그러하겠거니로 바램을 줄이다 보니
우유 한병에 얹혀있는 그 애의 신경씀이
그저 고마웁고
나 집 비운사이
찬 새로 만들어 시아버니 끄니 챙겨드림이
내겐 또 고마움이고 ^*^
하이얀 Y셔츠 출근시킴도
내 수고 아들에게서 덜어 줌이니
그 또한 고마움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