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변까지 먹었다네요.

로마병정 2008. 3. 24. 19:55

 

나의 세째 딸내미

그 딸의 큰 아들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

네살때 부터 숫자놀이로 식구들은 들뜨게 하던 놈

다섯살부터 한문에 매달리고

 그 나이에 걸맞는 한문책 찾느라

내 발걸음 재촉하게 만들던 놈

취학전엔 영어에 매달리고

대회에 나가 등수에들어 우리들 기쁘게 만들어 주던 놈

 

입학해서는

영어에 더 매달리고

좋아하고 설쳐대니 

지 에미도 이젠 그 애한테 끌려가는 형국

새벽엔 일찌감치 일어나

오히려 지에미를 깨운다데요

 

일기를

영어로 쓰는것이 그 학교의 방침이라던가요

우연히 들여 다 본

영어로 쓴 그 일기장엔

 

"상한 음식물의 냄새도 나고

상한 음식물의 맛이 난다"

그렇게 씌어 있었다데요

 

너무 궁금해서요 찍어 먹어 보았어요

내 몸에서 나오는 변의 맛이 어떨까 하고요

엄마 소변도 맛을 보았어요 ...

 

그 길로

내 세째딸 약국으로 달려가

구충제 사서

그 밤으로 세 애들 다 먹이고 재웠다데요

 

세째딸네를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머리에 쥐가 나도록 어지러웠답니다.

 

황당한 저 애들
너무 힘들어
 어찌 길러 낼 것일까로 ...
벼란간 세째딸이 가엾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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