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째 딸내미
그 딸의 큰 아들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
네살때 부터 숫자놀이로 식구들은 들뜨게 하던 놈
다섯살부터 한문에 매달리고
그 나이에 걸맞는 한문책 찾느라
내 발걸음 재촉하게 만들던 놈
취학전엔 영어에 매달리고
대회에 나가 등수에들어 우리들 기쁘게 만들어 주던 놈
입학해서는
영어에 더 매달리고
좋아하고 설쳐대니
지 에미도 이젠 그 애한테 끌려가는 형국
새벽엔 일찌감치 일어나
오히려 지에미를 깨운다데요
일기를
영어로 쓰는것이 그 학교의 방침이라던가요
우연히 들여 다 본
영어로 쓴 그 일기장엔
"상한 음식물의 냄새도 나고
상한 음식물의 맛이 난다"
그렇게 씌어 있었다데요
너무 궁금해서요 찍어 먹어 보았어요
내 몸에서 나오는 변의 맛이 어떨까 하고요
엄마 소변도 맛을 보았어요 ...
그 길로
내 세째딸 약국으로 달려가
구충제 사서
그 밤으로 세 애들 다 먹이고 재웠다데요
세째딸네를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머리에 쥐가 나도록 어지러웠답니다.
황당한 저 애들
너무 힘들어
어찌 길러 낼 것일까로 ...
벼란간 세째딸이 가엾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