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열나흘이다 오곡밥에 나물 먹으러 오니라 ...

로마병정 2009. 2. 9. 10:22

 



장담글 소금물을 풀어 놓았는데

따순 대낮에 휘이이 젓어주리라 옥상으로 오르다가

마지막 계단에서 곤두박질

이래 저래 올 보물나물은 통과

옛날에 올렸던 나물을 끄집어서 다시 올렸답니다


어딘가 부러졌으리라 생각했는데

두어군데 멍만 들었으니

길다랗게 엄살 부리기는 글른거 같네요 ...^^




며칠째 조금씩 끌어들인 나물거리와 오곡밥거리

들여 올 땐 즐거움 뿐이었는데 

꺼내놓으니 조금은 벅찬거같다 ...^^

 

곱게 곱게 마늘다지고 파다지고 미리 미리 준비한다.

깨소금도 하얀거 검은거 확인하고

혹여 들기름 모자라지 않으려나 다시 살피고

참기름도 다시 한병을 구입했다.

초열흘 전에 삶아 울쿼 낸 나물거리들 깨끗이 씻어 냉장고에 들어있고

풋나물들 살짝 데쳐 물 쪼옥 빼 냉장고에 들어있다.

열 사흘 저녁에 말갛게 씻어 불려놓은 잡곡들

 살짝 물어보니 통통 잘 불어있다.

이젠 꾸무럭 꾸무럭 움직이기만 하면 되겠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어제 풀어놓은 도토리 묵푸터 쑨다.

 

 

 

 

 

 

 

좌아악 늘어놓으니 더 푸짐 해 보인다.

들어서는 애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그 생각만으로도 난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 기쁘고 ...

 

 

  

동네 방네 사람들 다 불러모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대접한다는게 자신이 없어졌다

짜면 싱거우면  또 별맛이 없으면 어쩌나로 .... 

 모락모락 김 날리면서 반지르르 오곡밥도 다 되었다

 

 

 

돈까스 까지 녹였다

혹여 애들이 찾으려나로  ...

 

 

 

난 은찬이 등에지고

거실에서 어화둥둥 ...

 

 

 

  

 시뉘 올캐 돌아치면서

상 차리기에 바쁘다 ... 

 

 

 

  

법석 법석 나물잔치 끝내고   

주르르르 딸들 꺼 며늘아이꺼 정갈하게 담았다

낄낄낄 좋아하며 들고 가라고 ....

 

 

 

 

 

두어시간 돌아치면 태산같은 일도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몇곱으로 오비작 댄다

그래서 서두른 열나흩날 새벽이었다.

 

힘드는데 왜 할까로 의아들 하시겠지만

난을 피해 먼나라로 끌려간 우리백성들 

그 척박함 헤쳐가며 겨우겨우 살아남아

그 힘듦속에서도 이어가려 애쓰는 고유민속들

그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난 때만 되면 꾸무럭 꾸무럭 일을 벌린다.

그들 보다야 얼마나 편했느냐로 엄살을 털어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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