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그냥 가니?

로마병정 2009. 5. 11. 10:36

 

 

 

 

 

 

 

반짝 반짝 호박두개를 납쪽납쪽 썰어

호박나물을 볶습니다.

 

새우젓에 들기름 듬뿍

갖은양념에 노란깨소금 까만깨소금도 들뜨리고

깊은 후라이팬에 볶습니다.

 

밑에 익은것은 먼저 꺼내고

다시 살살 젓으며  익혀 또 꺼내 담으면서   

하잘것 없는 음식이라도 온 정성 들이시던 

친정엄마를 떠 올립니다

 

어제는

지난번에 식구들끼리 손수꾸린 사초가

혹여 실패는 아니었을까 확인 차

시부모님께 갔었습니다....!!

 

무자격자 셋이서 

비처럼 쏟아지는 땀방울 닦아내며 애 쓴 보람이 있었는지

정갈하고 얌전하게 생각보다 더 예쁩니다. 

성공이다 기분좋은 할배는

은찬이 공이라도 되는 양 

더 큰 소리로 손주를 얼릅니다.

멋도 모르는 아기는 햇볕아래서도 떠들어 대고 

말수적은  에미는 배시시 배시시 웃기만 합니다 ...^*^ 

 

파주면 장어라나 뭐라나 설치는 아들내미 쫓아

넷이서 포식하고

아버지 쫓아 술한잔 걸친 애비

술이 깬 다음에 나서자고 하니랜드로 차 머리를 돌렸습니다.

 

하니랜드 옆엔 친정엄마가 누어 계시지요.

돌아 갈 때는 혹여 들릴 수 있지 않을까로

생전의 엄마모습을 기억 해 봅니다

 

노인이 절대 아니고

80 이 넘은  연세에도 여자를 고집하시던  엄마를 ...

 

은찬이 데리고 얼마를 놀다가

돌아 오는 길

 차는 미끄러지며 그냥 서울로 향했습니다

외로 돌아 잠깐이면 들릴 수 있었을텐데

그리로 들러가자 소리를 절대 안 한

나도 문제 노인 !!

 

품에서 떠들며 노는 은찬이 목소리속에

그냥 가니?

 

 그리움과  서운함이 섞인 엄마 음성이

간간히 간간히 들려 옵니다.

 

그 들러오지 못한 죄송함과

보고싶은 그리움으로

호박나물을 볶습니다.

 

부슬 부슬 비뿌리는 이 아침에

엄마가 그리워

호박 나물을 볶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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