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이제사 고백하는 부끄러운 내 과거사 .....^*^

로마병정 2010. 7. 7. 10:18

 

 

 

에미야를 거듭 부르시며 부엌으로 내려서시는 어머님

표정은 이미 심각을 넘어스셨다

 

정월 초하루

세배 차 들른 동네 남편친구들

화투놀이에 떠들석 방안으로 가득인데 

 

아까도 금고문을 열더니

지금 또 50,000원을 꺼내는구나 ........^*^ 

 

 어머니 손님대접 하느라고 치는건데 ...

그래도 이건 아니다

한두푼 심심풀이가 큰 도둑이 되는거 넌 모르니 ...

아범이 지독하고 알뜰하고 만사에 똑 떠러지는줄만 알았구나

단단히 단속을 해라  .............

 

      

 

 대구에서 시집 온 빨간 겹겹의 정열적인 명자

 

 

한여름이 되었다

들어오면 문을 열어주어야 하는데

새벽 두시가 넘어가고 있다 

 

늘 만원인채 사람들 모여 화투놀이 하는 복덕방

남편의 동네친구 영업소이다

 

문뜩 그곳에 있을까

아실랑 아실랑 아실랑 

그곳에서 남편 소리가 들린다

 

지금처럼 주르르륵 올라가는 샤터가 아니라

커닿게 1,2,3,4. 쓴 문짝 

4,3,2, 세개는 닫혀있고

1번만 벽에 기대놓은 채 왁자지껄 ......^*^

앉은 사람보다 서있는 사람수가 더 많다

 

어느사람이 내가 왔다는걸 전했나

획 돌아다 보더니 응 곧 갈께 ....

천진스러운 남편의 웃음끼

금새 오겠지 ..

 

네시가 지나간다

참을수가 없다

시어머님이 아시면 그러게 내가 단속하랬지

싸늘한 얼굴까지 보인다

 

우리 공장에 오는 돼지저금통 만드는 사장님께선

으례히 몇십만원을 동전으로 계산을 한다

그걸 꺼내

10원짜리와 50원짜리로  30,000원을 담았다

 

아실랑 다시가니 금새  일어날 폼이 아니다  

동전을 다 풀렀다

냅다 문짝에 대고 던졌다

차도 시나가지 않는 꼭두새벽의 정적속

 양철문짝에 팽개쳐지는 동전소리는 그대로 천둥이다 

 

응 미안해 미안해 가자 가자

1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이런곳에 모여서 화투놀이 하는거 다시보면 

어머님한테 이를거예요

알았어 알았어 .....^*^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동전을 양철문짝에다 냅다 던질 ....

 

찾아 나서지 않았으면 좋았을것을

그 장면을 보질 않았으면 더 좋았을테고

 

무심하게 문뜩 그 일이 생각나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지금이다

 

생김이 남달리 미워 웃음조차도 곱지 않은 내 얼굴

골부림에 사나운 표정 만들지말자가 내 모토였었는데 .... ^*^

 

이십년도 훨씬 전의 일 

50,000원은 거금이었었다

그리고

다시는 화투를 잡지 않았고 ....^*^

 

       

 

데레사님댁은 노란꽃이 예뻤다 하시던데

우리것은 그냥 통과 내년엔 만개하리라  

역시나 대구에서 시집 온 새댁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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