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혈압약

로마병정 2010. 8. 31. 22:44

 

 

 

 더워서 미치겠다

 역시 오늘도 찜통일거같아 

 

올해 수없이 지꺼리던 단어들

어느틈에 입에서 멀어지고

요란스런 풀벌레 소리가  계절을 알린다  

 

 

 

서너달째 접어들은 혈압 내려주는 약먹기

물 한모금에 들뜨려 넘기는거야  어렵지 않지만

먹었던고 걸렀던고

어젯날에 먹었던 모습

조금아까였나 그제였나 아리송하고

아침마다 걸르지 않아야 함이

숙제처럼 걸린다 

 

삼년째 드시는 영감님 혈압강하제

자꾸 잊는것이 왜 일까 속으로  비웃으면서

이렇게 봉투마다 날짜를 적어드렸었는데

내가 당하고 나니 역시나 깜빡 깜빡

 

아침마다 물한컵 떠다 주면서

약부터 먹어요 웃어주는 영감님

동지가 생겼다는 안도감같은걸까 ...^*^

 

  

 

계절따라 어김없이 자연이 변하듯이

나이먹은 사람의  깜빡 깜빡이

자연스러운것일까

 

손수

끄니 준비하는것도 아니고

젊어서 처럼 공장을 돌리는것도 아니고

꼬닷게 해결할 일은 단지 혈압약 챙기는거면서

왜 그리 잊을까 삐죽거리며 놀렸었는데

내 앞에 당하고 보니

후회스럽기도 하고 미안스럽기도 하고  ....^*^

 

입찬소리는 절대 하는게 아니란다

귓전에 돌아가신 친정엄니 말씀까지 들리는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