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해결도 못 낼 객적은 생각들 ..... ^*^

로마병정 2010. 9. 13. 10:54

 

 

며칠전 비바람 몹씨 서둘던 날

줄래줄래 거닐던 중랑천  

참 아름다운 곳이다

맨발로 걸으라는 건강지압길도 정갈하게 꾸며놓았고

 자전차길도 곱고

우리들 걸으라는 꽃길도 참 예쁘다

휘날리는 금계국에 반한 영감님 겅중겅중 즐거워하고 

 

물이 흐르고 옆엔 차들이 달리고

희노애락 꾸려지는 아파트무리

우후죽순처럼 으시댄다. 

 

 

엎드러지면 코 닿을 병원 허리 또 삐끗이 무서워

다꾸시를 타고 다녀오고

더 심해졌나 병원식구들 놀래고 ....^*^

 

 

 

나이값은 잊고 삐그덕거리는 몸생각 그 한심함에 

땅거미 내려앉는 어둑한 시간에  살랑 살랑 청계천으로 나섯다

식구들 아무도 몰래

 

어디냐고 묻고 따지며 찾아 나서겠다는 아들내미  

청계천에 비구경  나왔노라 냅두라  당부

 

호젓하니 참 좋다 ...^*^

 

여름보다 더 설친 가을 장마로 해서 

겅중 건너뛰는 징검다리가 보이질 않는다

물살 센 걸 보니 조기쯤이려니 ...

 

애들에게서 부모님에게서

놓여난 지금 

훨 훨 자유롭기만 할 줄 알았는데 

왜이리 고장이 잦은고

황소처럼 설쳐도 끄덕없던  몸인데

 

자꾸 아파지니 한심한건지

이런 저런 생각에 서러운건지 

 요즈음은 자꾸 혼자있고 싶어진다

 

결말도 못 낼 실마리 찾느라 

쓰잘데없이 먼산 바래기는 점 점  늘고 ....

 

 

개울물속으로 곤두박질치는 우박같은 빗줄기

간간히 가슴을 후련하게 해 준다 ....^*^  

    

청승 떤 두어시간이  훨씬 지난 여덟시 반쯤

가로등만 비맞으며 졸고있고

인적이 끊어질듯 외진 그 곳

으시시 무서움에 칠십 고령의 늙은이도 일어서지는  시간

 

핱팬피에 우산쓴 늘씬한 여자애들 호호호 깔깔

는실는실 계단으로 내려선다

건장한 머슴아들은

둘씩 셋씩 아직 거니는

으슥한 그 곳을 .....

 

 

내 손녀가 생각나기도 하고

옆집 고운 여학생 생각도 나고

마장교로 올라서서  애들이 사라지는 먼 개울가를

넋잃고 서 있다

누군가가 괴롭히면 어쩌나 어쩌나

또 쓰잘데 없는 기우로 ....!!

 

오래 살아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영글게 마무리도 못 할 지지부진한 생각들

머리에 머리로 꼬리에 꼬리로

하루해가 짧다

 

 내 외할머님이

 시할머님이

아주 많이 생각나는 긴 밤

 

객적은 비는 왁 왁

마장교를 헐 듯 쏟아지는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