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것조차 힘겨웠던 1960 년대
난 초라한 혼수보퉁이를 꾸려 시집을 갔습니다
생긴것도 배움도 그리고 오래된 초가처럼 기우러진 집안사정으로 해서
일이나 쿵쿵 잘 하면 조금은 귀여움을 받으리라
칠남대 맞인 자리로 거리낌없이 나섰지요
그때에는 가난해도 약혼이라는 걸 했었는데
허리꼬부라지고 머리 쌔하얀 할머님 한 분
자꾸만 제 손을 잡으시기에
친척이신줄 알았습니다
시할머님인줄 알아 챈 건
아주 나중이었지요 ...^*^
고종황제 다음으로 자가용을 사들이셨다는
큰 부잣집 막내따님
늘어놓으시는 그 자랑으로 해서
난 바쁜 나날이
늘 더 바빴습니다 ....^*^
나보다 한 살 위인 시뉘 약혼날을
우리 혼삿날로 함께 잡았습니다
어차피 오실손님들 그분이 그분
한번 차린 음식으로 두번의 행사를 끝내자는
늘 소금처럼 알뜰스런 내 남편의 제안이
하느님 말씀처럼 받아 들여졌습니다 ....^*^
손님들 벅쩍 벅쩍 정신없는 더웠던 날
신랑친구들 돌아간다 설칩니다
배웅하자는 신랑말에 선뜻 나섯고
손엔 손수건 하나 들려지지 않았었습니다
집에서 조금 떠러진 사거리엔 이 시발택시 종점이 있었어요
친구들 보내놓고
신랑이 다음번 차 들어오면 우리도 타자합니다
거역할 생각조차 감히 못했지만
암담했습니다
뒤미쳐 차는 들어오고
끌어당기는 신랑에게 그냥 얹혀져서 차를 탓습니다
손수건 한장조차 챙기지 못한 신혼여행 ....!!!!!
우리들이라도 부모님께 폐 되지 말자면서
없는 돈 쪼개시느라 애쓰실거 같다고
*
*
광화문을 구경갔다가
박물관에서 이 시발택시를 본 순간
퇴계로 뒤 좁은 골목 속
어느 조그마한 여관의 첫날밤이
주마등처럼 떠 올랐습니다
그 여관의 주인 할머님 내외
가난스런 냄새를 맡으셨을까
같이 밥먹자
당신 밥 덜어 들뜨려 주시면서
더 먹어라 더 먹어
친손주인양 살뜰하게 챙겨 주시던 ...._()_
가난은
늘 내겐
끊어질듯 이어지는 아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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