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오리새끼 네마리 비행기에 태워주실수 있나요 ....^*^

로마병정 2011. 4. 30. 11:15

 

 

 

어느날 시장에 다녀오니

꽥꽥 꽥꽥 오리새끼 열마리가 온통 집안을 시끄럽게 합니다

윗쪽엔 철망을 대고 사방으로 나무울타리를 친 아래가 없는 오리집

모이라도 주려 집을 쳐들면

구퉁이에있던 오리는 화초밭으로 냅다 도망칩니다

참 한심한 일입니다

뚜껑이라도 만들어 모이주는 구멍이라도 있었다면

도망가는 오리들 잡느라

나 또한 뒤뚱거리지 않아도 되었으련만 ......

 

싫건 좋건 날이 갈수록 

동네방네 애들은 다 모여들어 먹이준다 짹짹짹짹

집안은 늘 북새통이었지요  

사료를 모르던 세월이었으니

아무거나 들고와 먹으라 떠들석이니 

영낙없이 고아원차린 셈

 

그럭 저럭 두어달 되니

내 몸집만큼 커다래지고

집안에선 늘 뚜껑 열린 정화조 냄새 ....^*^

 

시어머님께 사주를 받아내 든든해진 어느 날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심통을 부렸지요

아침 내 내 .....

 

부부싸움을 해도

난 석달열흘 말을 안해도 아쉬움이 없는 성미

영감님은 한시간도 못되어 말을 해야하는 성미

 

 오늘 낼 중으로 처분하지 않으면

다 내다 버릴거라 엄포

공장식구들 열댓에 우리식구 거기다 오리까지

내가 무쇠조각인줄 아느냐

말이 어디에서 그리 쏟아져 나오던지요

 

 

동사무소에 파출소에 전화하데요

오늘저녁 다 모이라고

우리집에서 오리고기 파티한다고 .....

가슴이 덜컥

다 들고가라는 연락인줄 알았거든요  

 그나마

경동에가서 잡아 올 줄 알았었구요

동직원 중 한명이 잡을줄 안다던가요

동장은 한 술 더 떠

그 생피를 먹을거라 설치고

 

하여간 다섯마리는 어디론가 보내고

나머지 다섯마리로 이십여명 치닥거리를 하려니 모자라

상차리다 시장으로 냅다 뛰어갔답니다

왜냐구요

에구 고기가 모자라 돼지고기 다시 구입

모자라는거 보충했다구요

 

 

그런데 오리새끼 네마리를 다시 들여왔으니

옥상에 토끼 세쌍이 날마다 해산을 해

오십여마리로 불어나던 기억까지 나데요 

 

여행갔다가도 하룻밤 지새면 딩급을 해 돌아오던 생각

토끼 굶어죽을텐데 어서 집으로 가자

이까짓 바닷구경 다음에 또 오지이 .....^*^ ^*^

 

 

제주도를 간다나

은찬아범이 예매를 해 놓았다는데

애기오리는 어떻게하나 걱정이 태산입니다. 

 

저 오리새끼 네마리 비행기에 태워주려나 

비행사에 전화해 봐야할거 같네요 ... ^*^ ^*^

 

 

 

우리를 두고 제주도 비향기를 탄다고라

눈초리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