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누울 자리만 듣보는 그런 늙은말이 아니었었는데 ....

로마병정 2011. 6. 25. 11:56

 

 

잠을 청하다 청하다 쓰잘데없는 걱정거리 털어질까 

컴 앞에 앉은 새로 한시경 

후다다닥 내리 쏟는 폭우에

옥상에 빨래 널린걸 걷었던가 놔뒀던가 

그러나 걷기에도 놔두기에도 이래 저래 늦었다. 

 

            < 동트기전 활짝열어 지나는 복을 한껏 받으라셨던 ....>

 

 

 꾸덕 꾸덕 말라있는데 꼭 다시 빼야 해 

쓱 쓱 한 번 닦으면 또 빨것들인데  ...

그래도 안돼요 여보 고리에서 다 빼주셔요

 

이젠 빨래도 널어주고 거두어주고 

채곡 채곡 개켜 화장실에 넣어도 주는 영감님

언제인가 설겆이를 하다보니 다리가 많이 아프더라나

그래서 이젠 설겆이도 자주 자주 해야겠다던가

 

두 고리에 가득걸린 수건을 들고 내려오면서

이번만 그냥 쓰자는 영감님 성화

수돗물이 들어갔고 전기요금이 들어갔고 

 더군다나 한개한개 거느라 힘든 당신 공들임까지가 아깝단다.

 

그 공들였다는 공치사에 딱 걸린 내 목구멍의 가시

오십여년 빨았고 널었고 걷었고 개켰고

그리고 한번쓰고 휙 던진 수건들 다시 챙겨 빨았고

그 것도 수십명의 식구들 수발에

 

이 아침

괸한 서운함에 내 내 입이 꼭 다물어졌다 ....!!

 

어느땐 힘 센 황소처럼 

어느땐 비호 닮은 날쌘돌이처럼  그렇게 살아냈다.

농삿일도 아니면서 왼 엄살 하겠지만

남의 염병보다 내 감기가 더 아프지 않던가베 ....^*^

 

내일아침 필경은 몸져 누어 일어나지도 못하리라   

그러나 아침이면 밝은 햇살처럼 개운했었고 ....^*^

 

이젠 늙은 말처럼

자리만 보면 누어지는 못마땅함에

울근 불근 내 자신에게 화가난다

 

그래도 맞닥뜨려지는 일 앞에선  

어느구석에 쳐박혀있던 기운인지 몰라도 폴 폴 힘이 나

웃으면서 하게되는

그저 내 천생연분은 일이었느니 ...^*^

 

 

                         < 엄니와 장단이 가장 잘 맞았던 다듬이질.>

 

비는 커녕

이슬맞은 빨래조차도 절대 사용치 않으셨던 엄니

지금까지도 그 이유를 난 잘 모른다.

세상에 아니계신 분인데도 만사가 필요한 가삿일엔 늘 엄니와 마주하게 된다

 

음식문화가 최고로 발달해있을 이 세월 ...

난 그 음식 궁합까지도

대개는 엄니하시던 대로 쫓아하게 된다. 

 

최고의 방법이었으리라로 

 그냥 그렇게

따라간다 ....!! 

 

 

                                    <딸그락 소리가 덜 나는 우리들이 쓰던 설겆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