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청하다 청하다 쓰잘데없는 걱정거리 털어질까
컴 앞에 앉은 새로 한시경
후다다닥 내리 쏟는 폭우에
옥상에 빨래 널린걸 걷었던가 놔뒀던가
그러나 걷기에도 놔두기에도 이래 저래 늦었다.
< 동트기전 활짝열어 지나는 복을 한껏 받으라셨던 ....>
꾸덕 꾸덕 말라있는데 꼭 다시 빼야 해
쓱 쓱 한 번 닦으면 또 빨것들인데 ...
그래도 안돼요 여보 고리에서 다 빼주셔요
이젠 빨래도 널어주고 거두어주고
채곡 채곡 개켜 화장실에 넣어도 주는 영감님
언제인가 설겆이를 하다보니 다리가 많이 아프더라나
그래서 이젠 설겆이도 자주 자주 해야겠다던가
두 고리에 가득걸린 수건을 들고 내려오면서
이번만 그냥 쓰자는 영감님 성화
수돗물이 들어갔고 전기요금이 들어갔고
더군다나 한개한개 거느라 힘든 당신 공들임까지가 아깝단다.
그 공들였다는 공치사에 딱 걸린 내 목구멍의 가시
오십여년 빨았고 널었고 걷었고 개켰고
그리고 한번쓰고 휙 던진 수건들 다시 챙겨 빨았고
그 것도 수십명의 식구들 수발에
이 아침
괸한 서운함에 내 내 입이 꼭 다물어졌다 ....!!
어느땐 힘 센 황소처럼
어느땐 비호 닮은 날쌘돌이처럼 그렇게 살아냈다.
농삿일도 아니면서 왼 엄살 하겠지만
남의 염병보다 내 감기가 더 아프지 않던가베 ....^*^
내일아침 필경은 몸져 누어 일어나지도 못하리라
그러나 아침이면 밝은 햇살처럼 개운했었고 ....^*^
이젠 늙은 말처럼
자리만 보면 누어지는 못마땅함에
울근 불근 내 자신에게 화가난다
그래도 맞닥뜨려지는 일 앞에선
어느구석에 쳐박혀있던 기운인지 몰라도 폴 폴 힘이 나
웃으면서 하게되는
그저 내 천생연분은 일이었느니 ...^*^
< 엄니와 장단이 가장 잘 맞았던 다듬이질.>
비는 커녕
이슬맞은 빨래조차도 절대 사용치 않으셨던 엄니
지금까지도 그 이유를 난 잘 모른다.
세상에 아니계신 분인데도 만사가 필요한 가삿일엔 늘 엄니와 마주하게 된다
음식문화가 최고로 발달해있을 이 세월 ...
난 그 음식 궁합까지도
대개는 엄니하시던 대로 쫓아하게 된다.
최고의 방법이었으리라로
그냥 그렇게
따라간다 ....!!
<딸그락 소리가 덜 나는 우리들이 쓰던 설겆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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