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은 내게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곳이다
비가 뿌리는 초저녁엔
사자 호랑이 맹수들의 울음소리가 담을 넘어 우리집 지붕에서 맴돌았고
동네 장난꾸러기 머슴아들
담벼락에 사다리 걸쳐놓고 낄낄낄 창경원 속으로 뛰어 넘던 곳 ....^*^
명륜동에 붙어있는 와룡동 1번지 열 대여섯 채
창경궁 담을 끼고 주우욱 붙어있는
얕으막한 언덕을 뒷동산으로 사용하면서
갖가지 과일나무랑 토끼랑 닭이랑 어울리며 살았었다.
창경궁 연못
약혼하던 그 해 여름 아실랑 아실랑 데이트 하던 곳
그 연못엔 배가 있었고 돈을 받았는지 아닌지는 기억에 없지만
붙잡아 준다는 신랑말에 덜컥 뱃전을 잡는 순간 뒤집혀 연못에 빠졌다
깊지않은 전다구니라 퐁당은 아니었지만
한껏 모양낸 빼딱구두랑 치마가 흠뻑젖어 새앙쥐 꼴
부끄러움을 피해 한달음에 도망나오던
구경꾼들은 웃었지만 하늘만큼 난감했던 곳이다.
이 연못의 황홀경을 비잉 돌면서
허우적대던 내 꼴이 생각나 혼자 웃었다 .
은찬할아버지 그때 생각나우
그럼 기억나지 .....^*^
정교하게 다듬어진 오색의 전각들과 휘어진 고목의 멋스러움
또 고요하고 정갈함
시내 한 복판에 자리한 이 맑은 공기
어른 애 모두가 찾을때 마다 흐뭇해 할거 같다
더군다나
창덕궁을 들어가 볼 수 있으니 꼭 들 가보시라 권하고 싶다.
'살며 생각하며 > 넋두리 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술의 물방울 처럼 영롱함으로 살았으면 참 좋겠다 (0) | 2011.11.24 |
---|---|
별스럽지 않은 컴고장이 별스럽게 마음을 허탈하게 한다. (0) | 2011.11.17 |
내년에도 여전히 난 시치는 홋이불을 주무를거 같아 . (0) | 2011.10.26 |
부어있다는 췌장관의 CT 결과를 보며 내가 이렇게 재수 좋은 사람일줄이야 (0) | 2011.10.21 |
눈뜨면 보이는 천정이 눈감으면 칠십년 세월까지 보입니다. (0) | 2011.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