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내년에도 여전히 난 시치는 홋이불을 주무를거 같아 .

로마병정 2011. 10. 26. 07:30

 



 

삶아 빨아 푸세를 하고 개켜가면서 밟아 대충 주름을 편 후

다듬이에 올려 반들 반들 두드리던 광목 홋이불

 

그 번거로움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삶지않아도 푸세 안해도 두드리지 않아도 되었던 지금의 홋이불감  

신기하단 생각으로 내가 제일 반겼으리라

 

그러나 세월 가니 그조차 번거로운 지청구가 되었다.

 


 

     가으내 덮던 차렵이불 홋이불 시쳐 넣었다.           이불껍데기가 해져서 이어붙여 만들었다 ...^^                    

  

 

 

올 까지만 시쳐덮고

빨아 슬쩍 씌우는 

보드랍고 고운 이불껍데기  그 신식으로 바꾸리라

 

그러나 해지지도 않는 홋이불 버릴수야 없으니

성치않은 무릎으로 종일을 꼬부리고 앉아 홋이불을 시친다.

바꿔야지가 벌써 사년째인 채 ....^*^

 

윗대 어른들을 무조건 봉양하는 세월도

아랫대들 시중 들어야하는 세월도

쪼그리고 앉아 홋이불 시치는 세월도

아마도 내 대가 마지막일게야

찔린 손가락의 피를 닦아내면서 조금은 쓸 쓸 

 

더군다나 후까닥 끝낼수있는 간단한 이불시침을 종일 꾸무럭 대었으니 

자지러질듯 햇살이 눈부신 가을날의 한심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