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버릴게 별로 없는 은찬할미의 궁상들.

로마병정 2011. 11. 8. 12:10

 

 

 

 

전기밥솥의 밥

예상치 않았던 외식이라도 생길때엔

영낙없이 뻣뻣한 채로 남아 돌아 

젊어서야 꾹꾹 씹으면 넘어갔지만 영감님은 언제나 질색 팔색

나혼자 꾸역꾸역 먹어치우기도 꾀가나서 

비닐캪에 넣어 얼려둡니다

보리밥 콩밥 현미밥 팥밥 검은쌀에 기장까지 넣은 가지 가지 잡곡밥들.

 

 

  얼렸던 찬밥 덩이들 고슬하니 녹여 갈고                                 양념얹어 먹고남은 피조개 역시 갈아 함께섞고

      

 

 

지난 일요일

광화문에 먹을만한 뷔페집이 있으니 가자 약속 잡았던 큰딸내미

총각김치 갖으러 집으로 오너라 오너라 꼬신 후

2시에 온다는 전갈을 받았겠다.

 

늦은점심이라 시장하겠거니로 왕창 끓인 떡국

늦은아침이어서 시장기가 별로 없다며 깨기작 깨기작 

그래서 끓인 떡국이 남아도니 불어터져 지청구가 됬습니다 ...^*^

 

구메 구메 얼렸던 찬밥덩이들 좌아악 펴서 녹이고

지청구로 돌림받는 팅팅 불은 떡국

남들은 10 여년에도 달인이 된다던데

오십여년 살림에도 계량을 못해 먹을때마다 남아도는 삶은국수 몇가닥

 

김장때 풀대신 쓰려고 이것들을 갈아 준비합니다

그냥 갈아놓으면 상할수도 있을 터

어차피 넣을 새우젓 미리 넣어 갈아놓습니다 .

 

 

 

콩 팥이 들어간 밥은 색깔이 붉으티티 

쇠고기에 마늘 파 들어간 떡국은 맛이 일품

새우젓이 들어가 짭짜롬해

얼리지 않아도 김장때까지 한참은  괸찮을것입니다 ... ^*^


 

 

 

 

 

 

 

 

 

 

 

 

늘 가난스러운 은찬할미의  찌질한 행동

생각만큼 쪼잔함이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더라구요

끄니가 간데없던 세월의 궁상이 아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