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오이소박이 먹고 남은 국물에 굴 넣어 부친 배틀하고 매콤한 밀전병.

로마병정 2013. 6. 1. 07:00

 

 

 

 

고급 공무원이었던 친구남편이 독일생활하러 떠나는데

남편따라 친구가 따라가게 되었었지요.

 

트랙을 오르려던 엄마가 되돌아 오니까

배웅하던 딸내미가 저렇게 떠나질 못하시니

삼년을 어찌 견디실까 몇발자욱 다가서는데

 

김치 국물에 밀가루 두어 숫깔 넣어 부치면 밀전병 하나가 나온단다

나없는 동안 김칫국물 한숫깔이라도 버리지 마라라.

 

되돌아 비행기로 돌아가시는 엄마를 기막혀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던

지금은 오십이 넘은 그 딸내미 말입니다 ...^^

 

 

 

 

여름 대비하느라

이른 봄에 미리 얼려놓았던 굴 꺼내 녹여 씻고 

 

 

 

 

 

아작 아작 맛나던 오이소박이 다 먹고

남아돌던 시뻘겋고 볼품없는 국물

 

 

 

 

 

상이 찡그려 지도록 시큼한 김칫국물

오이속에 넣었던 부추건져 넣기

  

 

 

 

 

 

우리 밀가루에 물 뺀 굴 넣고 도토리가루 넣고

소박이 속에 들어있던 부추도 건져 넣고 다진 마늘까지 ...^^

 

 

 

 

 

자그맣게 자그맣게 부쳐봅니다 

생각보다 맛이 괸찮네요 ...^^

 

 

 

 

 

애들이 먹을수도 있을 터 큼직하게 부쳐

들며 날며 먹으라 덮어 놓습니다 ...^^

 

 

 

 

 

예전엔 끄니에 보탬주느라 부치는 일이 허다했었지요

지금은 세월이 좋아

맛으로 재미로 영양으로 먹지만 ...^^

 

오빠들이 월급이라도 타오는 날엔

돼지고기를 삶습니다.

어느땐 오징어를 대여섯마리 데칠때도 있었구요.

 

돼지고기를 삶아낸 그 물도 엄니는 버리지 않으셨어요.

김치찌개를 할때 사용하셨지요.

 

오징어 데쳐낸 물

예전엔 그 물에 고추장을 풀고 두부와 콩나물을 넣어

배틀하게 한끄니 올리셨어요 

 

육이오 뒤 끝이라 먹을것도 입을것도 참 귀했습니다.

지금이 아무리 힘들다해도 그 옛날 생각을 하면 

까지꺼 거뜬하게  버틸수 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