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이나 이른 봄날에 말려지는 우리집 가자미입니다
얼듯할 날씨만 피하면 언제라도 좋답니다.
일년치 두어박스를 들여오고 짭조름 하룻저녁 절였다가
삼삼한 소금물에 딱 한번 씻어 걸어 놓습니다
우리집 옥상은 늘 대관령 버금가는 덕장이 차려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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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한끝을 잡고 훑으면 좌아악 벗겨집니다
껍질과 살점이 조금 붙은 등뼈 요긴하게 쓰여지는 찌겟거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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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암치만 날로 먹으라는 법 있나요
날로 고추장 살짝 찍으면 암치 못지않게 맛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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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들 꼬들 알이랑 쫀득 쫀득 살점 상에 올리면
영감님이고 아범이고 같이 먹잔소리 한번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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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마리는 기름 슬쩍 두른 팬에 굽습니다
보기에도 구미가 당기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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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장갑끼고 짜아악 당기며 벌려 살점을 발려냅니다
요것 또한 고소하기도 하고 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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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워진 것은 구수하고 쭐깃하고
아무나라도 부담없이 좋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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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맣게 찢지 않은건 얼른 마르지 않게 함이예요
꼭 덮어 미뤄 놓아두면 며칠동안 영감님 히히낙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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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과 살점붙어있는 발려낸 찌꺼기
두부랑 풋고추 넣어 찌개거리로 쓸것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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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마늘 생강 소주 파 홍고추 풋고추 참기름 고추가루
그리고 뜨물을 자작하게 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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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라는 간은 새우젓으로 보충
뽀얗고 배틀한 하찮지만 한끄니 찌개거리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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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글 버글 끓일때는 깊은 팬에
대령 할 때는 스끼야끼 남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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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이 하루 같은 긴 나 날들
꼬박 꼬박 세끼로 채워져야 하는 끄니 끄니들
하루 쯤 또 한끼 쯤
대충 대충 때우자 마음 갖게 될 때가 많지요
껍질이라도 버리지 못함은 아까움이 아니라
추운 날
비늘 벗겨내고 자르고 절인 그 애씀이
너무 아까운 까닭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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