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할머님 아버님 기일 모시고 돌아서니 다시 설차례

로마병정 2016. 2. 1. 21:51

 

 

 

 

 

2,000년 들어서면서 돌아가신 시아버님

며칠전은 그분의 기일을 모셨습니다.

46년 만의 눈폭탄과 영하 15도의 혹한에 떠나신 시아버님

꼬박 삼년씩이나 뒤를 받아 드렸건만 

무엇이 서운하셨기에 이리 힘들게 하실꼬 서운하면서도 

날 아는 모든이들이 불효자라 흉잡는거 같아 부끄럽기까지 했었습니다. 

 

    아버님 돌아 가셨다라는 연락을 아무에게도 못했고

    살아계신 시고모님 세분들께 만 

    알고만 계시고 절대 오시지는 마셔요 기별 했었습니 다

    모두 80연세가 넘어서신 분들이시라 ....

      

          

                                                    ↑ (잔을 올리는 은찬이)       

   

집을 짓느라 허가마로 돌아치던때 편찮으셨던 내 시엄니 

몇십년 만의 폭염속에 떠나셨었지요

삼우제 지내고 훌러덩 벗어던진 내 양말속에

발목살점이 호르륵 묻어나던 복지경

내가 참 못된 며느리였던게 맞지 싶었습니다.

 

 

                                                           (절을 올리는 은찬이)

 

 

 

시아버님 기일 올리고 10일도 채 안되는 날 

시할머님 제삿날입니다.

 

자릿속에 뒤를 보시고

그 위에 오도마니 올라 앉아 딴청 부리시던 분

어느땐 말귀를 알아 들으셨고

어느땐 모르쇠로 송방이셨던 분  

그때 연세 여든넷.

 

시집 올 때 할머님 계시다는 말씀 아무에게서도 듣지 못했어요

약혼식장에서 쌔하얀 분이 등을 토닥여 주시기에 

친척댁 할머님이신줄만 알았었습니다. 

 

 

              (지방 태우면서 안녕히 가셔요 할아버지 할머니 배웅하는 )

 

 

이런 저런 세월로

날마다 달마다 한가하지 않았던 내 세월 

유유자적 놀아본 기억이 별반 없습니다.

 

그래서인가

어쩌다 한가하면 나 죄받는거 아녀 .....^^ ^^ ^^ 

 

지금이 가장 편한 내 신상입니다

끄니 채근도 없지만

맛난 반찬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습니다.

팔자치고는 상팔자지요.  

 

  할머님 기일 모시고 나니

  코앞엔 다시 설차례가 버티고 있네요

  예전엔

  식구들 몰려와 먹어줄 생각에 기쁨으로 신났던 차림

  지금은 각자 각자 가정들이 꾸려졌고 

  모두들 교회를 나가니까

  우리끼리만 지냅니다.

 

  소비가 되질 않으니 

  차릴 흥도 별로 나지 않는 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