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찹쌀로 보리로 고추장 담그고 간장도 다리고 마구잡이 잡탕찌개까지 끓입니다 ...^^

로마병정 2017. 4. 11. 05:00






보리는 물에 씻으면 미끌 미끌 가루로 빻아지지가 않아

베보자 빨아가면서 말끔이 닦아내고

가라 앉힌 엿기름 물에 약하게 내린 불에서 시날 고날 삭힙니다

팔 팔 많이 졸여 메주가루 고추가루 소금에 버므립니다.






호렴으로 버므리는 고추장은

금새 간의 가늠이 불가능 해

하룻저녁을 젓으면서 두었다가 다시 젓으면서 소금을 넣습니다

찍어 먹어 보고 매운기도 가감 하고 또 찍어 맛 보고 ...^^






우선은 옥상으로 올려다 항아리에 담고

유리뚜껑을 덮어 겉을 말립니다 

소금으로 덮으면 녹으면서 구멍이 숭숭 색이 바랩니다

바싹 말린 다음에 소금이나 설탕으로 덮을것입니다 .






◈ ◈ ◈ ◈ ◈ ◈ ◈





찹쌀 한 말 빻아 반은 여름내 김치담을 풀쑤는데 사용할거고 

반은 엿기름 풀어 약한 가스불에 올립니다 

운김만 넣고 가끔 젓어주면  

차 차 삭아 멀겋게 풀어집니다






덜 매우면 다시 사야할까 걱정중이었는데

포천 동생 친구가 매운고추가루를 보냈습니다  

 경동으로 또 달려 나가야 했거든요

오십여년 단골 고추집이 문을 닫아서 ...^^

 





다시 낑낑 옥상으로 올라 항아리에 넣습니다

힘은 들어도 마음이 얼마나 개운하던지요

한켠에선 메주 건져낸 간장이 다려지고 있거든요

한꺼번에 간장 고추장 해결내는 즐거운 봄날입니다. 






작은 건 보리 고추장   큰 건 찹쌀 고추장

그 곁의 노랑 항아리는 강황가루 얹은 된장입니다

찌는 듯 한 여름 날

벌레도 곰팡이도 막아준다해서 해마다 ...^^






팔 팔 끓는 간장을 그냥 들이 붓고 뚜껑을 덮습니다

김이 서린 뚜껑에 물방울이 조롱 조롱 

황나인지 숙고사인지 한복기지 죽 죽 찢어 몽조리 덮었습니다

이제 파리가 아무리 들끓어도 이상 무입니다.

 





앞마당 저 끝에 옹기 종기 키 맞춰야 어울리는 장독

옥상뿐인 우리집에선

그냥 나란히 나란히 앉혔습니다

그래도 일년 장농사가 끝나서 날아 갈 듯 개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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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셔내려던 항아리 전다구니에 붙어있던 고추장

뜨물에 불려 된장 한숫깔 함께 찌개를 끓입니다

 목삼겹 갖가지 버섯 다진마늘 다진생강 감자 애호박 두부 청양초






불렸던 당면 끓는 찌개속에 넣고

옥상표 대파도 툭툭 잘라 넣고 고추가루 찔끔 마무리

매콤하고도 구수합니다

달래라도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네요  ...^^






맛맛으로는 보리고추장

찌갯거리로는 찹쌀고추장

만사가 귀하던 세월의 쓰임새와 전여 다르게 뒤바뀐 고추장입니다

소싯적 생각속에서 늘 옛음식만 고집하는 영감님

보리고추장이 찐득이지 않아 더 맛나다나 뭐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