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농촌분이 아니신 어느 시인님과 괴산 아낙님이 보내신 감자와 옥수수로 ...

로마병정 2018. 9. 3. 17:21








지금은 아득한 칠십여년전 피난시절 

끝간데 없이 너른 푸른밭에 유난스럽지 않게 수더분한 꽃

그것이 감자꽃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고

다시는 그 감자꽃 구경을 못했다.




충청도 괴산 어느분이 감자를 보내 주셨다

자잘한것 굵은것 섞여 있었고

아담한걸로 골라 쪄 버터 두른 팬에 노릇 노릇 볶아내고


 






아무리 배가 불러도

덥썩 먹어보지 않고는 백여나지 못하리라

구미가 당길정도로 맛깔스레 보인다 






농촌분도 아닌 어느 시인님이 커다란 감자를 보내셨다 

강판에 갈아 받치고 부침가루 섞고

풋고추 부추 간마늘 실고추 섞어 부치고 ...  


 





마침 맞게 잘 익은 백김치 곁들이니

뻑적지근한 요리 부럽지 않다 

아직 해가 긴 여름 끝이어도 한끄니론 훌륭했고 ...

   

 






☆  ☆  ☆  ☆  ☆  ☆






괴산표 감자속에 옥수수까지 올려졌다

귀한거니까 쪄서 훌꺼덕 먹어 치우지 말고

알알이 까서 밥에 두어 느루 먹자시는 영감님







굵은 감자 다섯개를 삶아 으깨고

양배추외 채소칸 사정따라 골고루에

옥수수 알갱이 삶아 섞어 사라다도 만들었다.


 



냉장실에 구르던 날밤까지

납쪽하게 저며 넣었더니 아다닥 씹히는것 역시 별미

모닝빵 속에 넣고 커피 곁들이면 한끄니 거뜬 ...^^


 







☆  ☆  ☆  ☆  ☆  ☆






작년 김장 때 삶아 말렸던 동치미 무우청

넉넉하게 삶아 몇주기는 얼렸고

풋고추와 파잎사귀와 함께 깔고 고등어찜을 만들었다


 






시레긴 서리 서리 긴채로 돌돌 말아 한켠에 놓고 

갖은 양념에 뜨물 넣어 끓인 고등어찜

잡내도 나지않고 입에 착착 맛나다  ...^^ ^^ ^^

 






장대비가 사정없이 창을 두드립니다

폭염이었을때 조금씩이나마 내렸더라면

여름날이 그렇게 힘겹지만은 않았으리라


어스름 옥상에선 풀벌레 소리 요란합니다

매미도 잠자리도 자취를 감추었네요

아마도 가을이라는 계절로 들어섯나 봅니다


폭염 힘들게 견디셨으니 

구월은 신명나게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