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흘 부터 잡곡밥 거리 줏어 모아 불리고
아홉가지가 넘어 열 서너가지 나물 삶아 울쿼 다듬고
열나흘 새벽부터 서둘러 찜통에 익히고 기름에 볶아
부지런 떤 덕분에
친구들 부모님의 점심식사때에 꼭 맞춰 배달하던 바지런함
지금 난 사람도 아니여 ...
노인이 아닌 여자로 익어가고 싶었는데
사지는 멀쩡해도 골고루 고장난 노인으로 전락
그래도 구물 구물 난 여자노릇에서 손을 놓지 않으련다 ...^^
작년부터 잡곡밥을 짓지 않았다
늘 먹는 잡곡밥에 나물인것을
돌아가신 엄마가 내려다 보시곤
에구 저애가 개보름을 쇠는구나 혀를 차셨을게다.
그대신 난 별식들을 준비한다
북어 두쾌를 잠시 불려 말끔하게 뼈 발려
바구니에 한참을 물을 삐고 껍질 부분에 칼집을 낸다.
▽
고추장 고추가루 맛간장 돌복사청에 양파 배 갈고
마늘 섞어 참기름 정종 듬뿍 발갛게 양념장을 만든다
파는 넣지 않는다 팬에 눌러붙어 익기도 전에 타기때문에 ...
▽
양념을 30여 분 숙성시키고
등쪽에 칼집 낸 북어에 질척 질척 골고루 무쳐준다
간을 보느라 우선 한마리 지져 영감님 앞에 대령.
▽..
지용성인 가지 서너토막을 내어
전다구니에 남아도는 영념도훑을겸 함께 지진다
양념장에는 파를 넣지 않았기에 완성품에 몇알갱이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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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 무쳤던 양념으로 돼지 목삼겹 네근을 무쳤고
통채로 칼집을 낸 오징어도 10마리 무쳤다
오징어가 조망만해서 파이다 ...^^
▽
깊은 밤까지 구물거려 피곤 완성해선 모두 내려 보낸다
그리고 작은 팩에 세가지 골고루 나눠 담아
떠러져 사는 애들이 오면 먹이려고 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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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난 꼭 무말랭이를 열나흘 부터 꺼내 무친다
하룻저녁 물섞은 간장에 불렸다가
진한 농도를 만드느라 그 간장 따라내어 팔 팔 끓여 다시 붓고 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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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부추 머리쪽 하얀부분 쪽파
대파는 미끄덩거려서 넣질 않는다
이것도 몫몫이 나눠 내려 보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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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발갛게 무친 돼지고기나 북어 오징어를 먹을때엔
꼭 배추속대와 각종 쌈을 곁들인다 막장이 당연 필요
된장에 서목태 청국과 풋고추랑 각종 양념에 두부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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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끔하게 손보아 보내주신 노당님표 들깨 볶아 거피한것
듬뿍 넣고 여러그릇으로 담아 내려보내고
또 자그마한 그릇에 나누어 얼려 언제고 필요시에 꺼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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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냉이의 맛과 향이 아마도 지금이 가장 피크일 듯
팔 팔 끓는 소금물에 데쳐
고추장 고추가루 갖은 양념에 3배식초 들뜨리고 무쳤다.
▽
따순 봄기운에 요즈음 달래가 흔하다
쫑쫑쫑 짧게 자른다 그렇게 안 자르면 머리끄덩이 처럼 ...
갖은 양념에 돌복사청으로 달콤하게 무친다
▽
팔팔 소금물에 기절만 시킨 미나리
지금 한창 살이 올라 사각 사각 향까지 좋다
고추장과 고추가루 갖은 양념에 무친다.
▽
푸른초원이닷
빨간 세가지 요리조리 넣어 맛깔스럽게 볶았는데
수저들고 앉은 상에 사진기 들이대기 민망에 통과 아깝다 먹음직 스러웠는데 ...
▽
지금은 개사료가 있지만
음력 정월 대보름엔 개가 굶다시피 했답니다
먹이질 않았다는 설도 있구요
그래서 찬이 없거나 부실한 밥상을 보면
개 보름 쇠듯이란 말을 쓴다네요
그래도 난 개보름 쇠듯은 아닌거지요 ...^^
나날이 따수워지네요
즐거운 봄 날들 되셔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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