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세째사위 생일날에

로마병정 2005. 11. 21. 18:37

 


"선들바람까지도 자네 생일 축하 하나브이 ..

알량한 내 셋째딸 년

자네 생일날 기억이나 하고 있을라나 몰라 ..

아무튼 축하하네 그려 .. "

 

핸드폰으로 메일하나 날리고

 

오이 한접 소금에 동글동글 손바닥에 굴려 폭 절이고

푸짐한 내 다리통 만한 무우 서너개 깎뚝썰어

소금 설탕 식초 찔끔 버무려 숨죽이고

 

고추장 항아리에 거꾸로 매달려

몇년째 갈무리된 장아찌 꺼낸다

감. 도라지. 더덕. 오이지 남았던것.

동치미무우 남았던것. 마늘쫑 .. 그리고 설익은 참외 .

거기다 셋째딸년이 제일로 좋아하는

고추장 항아리 맨 밑에서나 손에 잡히는 마른오징어 ..

 

막내사위 젤로 좋아하는

통째로 가지런히 오이소박이

두 손자놈 빠질듯 좋아하는 은행만큼씩 깎두기

검은깨  하얀깨  마늘  참기름 찔끔넣어 ... 조물조물 장아찌 ..

 

예쁜 락엔락에 채곡채곡 담아

자전차로 청량리 버스정류장으로 날라달라

주름진 얼굴에 애교섞어 조른다

 

구리가는 버스정류장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총총거리는 우리 내외 보이시나요?

 

택시는 없냐구요?

택시 값이면 오이한접 더사거든.

 

<200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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