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사촌 형님 ***

로마병정 2006. 3. 18. 11:08

하찮은 라면을 끓여
두그릇 나란히 올려 놓으신
나 도와주시던 친척 뻘 우리 형님

계란이 무슨 보물이라구
시아버님 그릇엔 살짝 위에만 꾸미로 얹으시고
내 남편 대접엔 속에 한덩이 푹 박아 놓으시더이다

형님
나 민망스러워서 혼났어요
나중에 그 죄를 어찌하시려우

우리 형님 왈
그 기운 쓰잘데 없는곳에 쓰시잖아

우리 남편이 친척중 제일 좋아하던 형수랍니다
일가중에 제일 정주던 시동생이구요

돌아 가시니 그렇게 서러워 하더이다
혼자 되셔서 외롭게 사시던 노인이거든요.
사랑인게지요 
형수와 시동생의

라면속의 조그마한 계란 사건이었지만

서로
가슴 덮혀주는
근중함으로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읍니다.


<하늘아래서 가장 착하게사시던 분>

     

'살며 생각하며 > 넋두리 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라다 만 내 아들<두울>  (0) 2006.04.04
장을 다리고 **  (0) 2006.03.24
넓고 넓은 ***  (0) 2006.03.17
오페라 하우스 한켠에 서서 ***  (0) 2006.03.17
또 전갈 **  (0) 200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