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연골주사 맞고 나와 슈퍼엘 들렀다.
실은 어떤 우유를 먹이는지 조차도 모른 채
에미가 손목 치료하느라 젖을 끊어
부득이 우유로 바꿀 밖에는 ...
외손주 손녀들 다섯 모유 덕분에
애기들의 먹거리에는 신경을 써 보질 않았었다.
뒷짐을 지고 살살 우유코너엘 들렀겠다
2850 원 확실히 그렇게 보였다
이건 너무 싼거 아냐
아 이래서 애기들을 두고 엄마들이
직장생활을 편히 할 수도 있겠구나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보니 콤마 찍힌 자리가 수상
28,500 원
뭐 두 세개씩 한데 묶어서겠지
통 마다 끄집어 내서 살핀다
통 마다 거금이 찍혀있다.
머리로 띵 무언가 올라가는 황당함
애기들을 낳아라
애기들을 낳아야 나라가 부흥
어쩌구 그리고 저쩌구 ...
식구들 한달어치 쌀값은 도대체 얼마나 들까
그런데 애기들 한 달 먹거리 값이 쌀 거의 두 가마 ...
이러고도 애기들 낳으라는 정부는 무슨 X 뱃짱일까
기본적으로 우유값이라도 적게 들어야 하지 않을까
굶기지 않으려 발 버둥치는 에미들
혹여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막함
우유통 앞에서 노여움 참느라 한참 서 있다가 나왔다
100,000 원 들고 무릎주사 맞고
나머지 돈으론 두통도 살 수가 없어 그냥 나오면서
비 쏟아지는 하늘만 바라보았다
무언가 잘못되도 한 참 잘못되었구나 중얼거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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