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뭐 애기를 많이 낳으라고?

로마병정 2008. 7. 25. 09:53

 

무릎 연골주사 맞고 나와 슈퍼엘 들렀다.

실은 어떤 우유를 먹이는지 조차도 모른 채

에미가 손목 치료하느라 젖을 끊어

부득이 우유로 바꿀 밖에는 ...

 

외손주 손녀들 다섯 모유 덕분에

애기들의 먹거리에는 신경을 써 보질 않았었다.

 

뒷짐을 지고 살살 우유코너엘 들렀겠다

2850 원 확실히 그렇게 보였다

이건 너무 싼거 아냐

아 이래서 애기들을 두고 엄마들이

직장생활을 편히 할 수도 있겠구나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보니 콤마 찍힌 자리가 수상

28,500 원

뭐 두 세개씩 한데 묶어서겠지

통 마다 끄집어 내서 살핀다

통 마다 거금이 찍혀있다.

 

머리로 띵 무언가 올라가는 황당함

애기들을 낳아라

애기들을 낳아야 나라가 부흥

어쩌구 그리고 저쩌구 ...

 

식구들 한달어치 쌀값은 도대체 얼마나 들까

그런데 애기들 한 달 먹거리 값이 쌀 거의 두 가마 ... 

이러고도 애기들 낳으라는 정부는 무슨 X 뱃짱일까

기본적으로 우유값이라도 적게 들어야 하지 않을까

 

굶기지 않으려 발 버둥치는 에미들

혹여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막함

 

우유통 앞에서 노여움 참느라 한참 서 있다가 나왔다

100,000 원 들고 무릎주사 맞고

나머지 돈으론 두통도 살 수가 없어 그냥 나오면서 

비 쏟아지는 하늘만 바라보았다

무언가 잘못되도 한 참 잘못되었구나 중얼거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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