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 째 방사선 치료하고 돌아 온 영감님
보드라운 죽이 자시고 싶다네요
냉동고를 들쑤성거려 각종 해물을 찾아냅니다.
봄에 데쳐 까서얼려던 꼬막과 홍합
그리고 바지락과 새우살을 넣고 아욱죽을 쑵니다.
홑이불 처럼 너울너울 잎이커다란 옥탑표 아욱을 잘라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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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린 쌀과 된장에 참기름과 마늘과 후추가루와 물을 조금넣고 달 달 볶다가
데쳐놓은 아욱을 넣고 뜨물을 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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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직전에
남아도는 나트륨이라도 끌고 나가거라 송송 썬 푸추까지 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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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랍고 배릿한게 먹을만 하다네요
흰살생선 가재미 한마리 덤으로 올렸고
옥상 한 켠에 심겨있던 시금치데쳐 두부까지 으깨섞어 무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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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발한 국화꽃곁의 배추밭은 옥상입니다
시퍼렇게 자라는 배추밭은 옥탑이구요
아마도 김장거리의 반은 해결되지 않으려나 기대를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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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엌이 정리되질 않아
거실에서 격식없는 구질구질한 피난생활을 합니다
주방에서 밥해먹는것이 얼마나 편함이었는지를 새삼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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