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냉동실 수건들

로마병정 2005. 11. 21. 18:41

 

염천에 뛰어 올라오는 계단 65 개

디미는 얼굴마다 땀으로 범벅이다 ..

작은거 ..

중간거 ..

그리고 대형 ..

얌전히 비닐팩에 얼은채로

채곡채곡 수건들 ...

 

쓰여지고 넣어지고

쓰여지고 다시 넣어지고 ...

 

여름내 냉동고 한켠 포켇에 얌전히 자리매김 ...

 

많이 더운날은 냉동실의 수건들이

더위가 조금 덜한 날은 

냉장실의 수건들이 출동한다 ..

 

손으로 보듬으면

오장육보 까지 식혀주며 사랑받던 수건들 ...

 

어느틈엔가

귀뚜리가 선들바람을 몰고 오면서부터

냉동실 한켠 수건들의 이사 

 

바삭바삭 하이얗게 말려진채

내년을 기약하며 갈무리로 들어갔다 ...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 보다

얼음동동 향기진동하는 냉커피 보다

더 커단 사랑받던 우리집의 수건들 ...

 

얼음 수건들 ......

 

<200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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