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퀼트 가방 ..

로마병정 2006. 2. 27. 22:10

 


만나자는 전갈을 받았다

극장에서 ...

 

혼자되서 긴 세월

내가슴 후벼파는듯 아프게했던 동생

세아이들 버려둔채 훌쩍 떠나버린 제부

얼마나 아팟으면 세상을 버렸겠느냐 가슴치면서도

그 제부의 산소앞에서면

통곡으로 져며오는 가슴 하늘을 보며 삼켰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

 

세애들 잘 지켜준 덕이리라  

반듯하게 자라

반듯한 가정 꾸려나가게 도와준 그 고마움

눈물속에 녹아  두손 모두게 한다

 

집안의 돌연변이로 영리하고 암팡진 동생아이

버텨낼 힘을 가진 애이기에 주신 세월일까

머리 곧추세우고 강하게 살더니

버젓이 세상 견딜만큼 멋지게 길러냈다

애물단지 세 애들을 .....

 

영화보러가자며

뮤지컬 보러가자며

그리고 연극보러가자며 전갈을 보내온다

애들이 큰 이모랑 보라했다며 표를 구해주었다던가

너무 고마움에 설치고  떨치며 나선다 

미안스러움까지 옆에 세우고 ...

 

오늘도 그래서 서대문 로터리로 뛰었었다

곱다랗게 홈질한 가방 하나 내민다

노랗고 밤색이고 적당한 크기의 정성뭉친 퀼트가방

한땀씩을 꿔매 만든 동생의 땀방울 

 

친구모임이나 가까운 외출이나

병원나들이까지 끼고 다닌다

 

동생 손 잡은 듯

든든함에다 자랑까지 버무린 내 얼굴은  

반짝 쳐들려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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