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다 만 내 아들<두울> 영글게 기르지 못함이려니 물 에다 물 탄듯 술 에다 술 탄듯 아픈 가슴은 속내로만 쌓아놓고 안 아픈 척 얼굴에 웃음짓는 모습 그게바로 내 아들입니다. 부은듯 부풀어 오르는 살은 순전히 쌓여지는 스트레스 탓이리라 .. 작아진 양복 돌돌말아 헌옷 넣는 길 모퉁이 모듬상자에 던져 버립니다. 몇번을 ..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4.04
장을 다리고 ** 섣달을 달싹 지나고 새해를 맞이한지 십여일 .. 암팡지게 생긴 항아리에 잘생긴 메주 여섯장 풀어 녹인 소금물에 덜썩 담구고 대추 고추 그리고 숯 예쁘게 띄우고 40 여일 밝으스레한 맛갈스런 간장 메주 녹아 장물 흐려지기 전에 갈라 달여야 하느니 * * * 부뚜막 큰솥 옆 전다구니에 송구스러운듯 앉아..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3.24
사촌 형님 *** 하찮은 라면을 끓여 두그릇 나란히 올려 놓으신 나 도와주시던 친척 뻘 우리 형님 계란이 무슨 보물이라구 시아버님 그릇엔 살짝 위에만 꾸미로 얹으시고 내 남편 대접엔 속에 한덩이 푹 박아 놓으시더이다 형님 나 민망스러워서 혼났어요 나중에 그 죄를 어찌하시려우 우리 형님 왈 그 기운 쓰잘데 ..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3.18
넓고 넓은 *** 삼일이 지나면서부터 나던 조바심 닷새로 들어서면서 무뎌짐으로 자리매김하고 ... 집 식구들은 잘 있겠지 애기는 잘 자랄테고 젖은 잘 나오겠지 ... 출근은 걸름없이 할꺼야 학원교육은 잘 받고 있을테지 뭐 ... 이사 간 염창동은 정리가 거의 끝마무리에 들었을테고 ... 모든 만사가 잘 돌아가고 있겠..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3.17
오페라 하우스 한켠에 서서 *** 오페라 하우스보다 더 멋스러운 고목들 200년 전에 만들어 놓았다는 시민공원의 쓰임새 하나의 건드림도 없이 나무는 세월에 굵어지고 사람들은 그 사잇길에서 멋스럽게 살아내고 평화와 고요와 정갈함이 못내 부러움에 빠지게 한다 시드니 항구 삼대 미항이라고 학교에서 배웠었지 배울때 꼭 보고싶..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3.17
또 전갈 ** 언니 5호선 타고 주우욱 오면 "올림픽공원역,이라고 있대 3번출구고 나와요 거기 서 있을께요. 공원에서 커단 멋스러움이 있다던가 가슴한번 활짝 펴보지 못하고 자란 우리 형제들 하고픈거 먹고픈거 그리고 배우고 싶은거 그 욕망 그 갈등 가슴한켠 비워내고 쑤셔박아 크지 못하게 못질하고 몸부림으..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3.11
가 자 미 말리기 ** 어깨 물리치료 끝내고 터덜터덜 돌아오는 길 아침먹은 기운은 어디로 가고 걸음조차 떼어놓기 버거운데 ..... 며칠전부터 노래부른 가자미 말리기 필경은 오늘쯤 들여 오리라 아니나 다를까 옥상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가재미 두 박스 ... 칠십 여마리 ...... 어깨아픔도 어느틈에 잊고 서두..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3.06
쑥 개 떡 ** 함빡 미소와 함께 쌀을 퍼 담구었다. 반색하는 동무들 얼굴 떠올리면서 얼려놓았던 쑥을 끄집어내 녹인다 . 마음 같아선 꺼내는 동시에 녹아주면 얼마나 좋으련만 긴시간 서성이다 와서 드려다보면 꽁꽁 개나리 진달래 망울이 얼마나 부풀었는고 핑계잡아 옥상 한바퀴 휘돌고 내려와 다..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