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아노 밑에 피신중인 게 ** 숨막히게 급한어조 자라다만 내 막내아들 목소리 엄마 엄마 게장 담갔어요? 그래 근데 한마리가 달아났어 큰오래비 제사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속이라서 윙윙 잡음이 많아 거북스러웠고 들었는지 말았는지 하여간 전화는 끊겼다 . 모란시장에서 산 참게 스물세 마리 집에오자 마자 서둘..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6
맹장이나 터져라 나쁜 놈 ** 시집못간 두째딸 혼자살아내는 연습해본다고 분가 딴에는 이사하기가 힘겨웠던지 천식기가 발발 .. 그여코는 몸살 감기로 병원엘 ... 거기까지 울려퍼지는 핸드폰 .. 여보 여보 무가 언거같아 ..어떻하지 당연하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살짝 언무 끌고 들어와 반씩은 버렸구만 .. 중얼거리..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4
여자 ** 공장애들 일곱 밥해다 바치고 시할머니 시아버지 시어머니 그리고 시뉘 다섯 시동생 하나 우리 서방 님 .. 거기다 줄줄이 딸이 보태주는 일더미 .. 종일 공동수도에서 물길어다 내 덩치 열배되는 항아리에 채워넣고 식솔들 뒷바라지도 힘겨웠는데 .. 직장을 갖었다면 다닐수 있었을까요 ....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1
만산홍엽에 정신 빼앗기고 여섯시가 훨씬 넘어가네 아들아 빨리빨리 .. 새벽 두시반에 떠진 눈 밤시간이 하 고요하고 아까워 카페에 척 엉덩이 붙이고 헤매다가 지난밤에 준비해 놓은 아들 좋아하는 떡국 뽀그륵 뽀그륵 끓여 잡아 흔들어 깨웠다. 부처님인가 반쯤감긴 눈으로 후루룩 거리며 먹다가 엄마 혹시 오늘 토요일 아닌..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1
날이면 날마다 ** 여보 여보 여보 쌀겨가 그렇게나 좋다네 ... 간염에도 좋고 변비에도 좋고 얼굴을 씻으면 주름도 펴지고 그 좋은걸 다 버리고 있으니 쩝 쩝 ... 볼륨 키워놓고 음악에 잠겨 님들이 올리신글 유식한척 더듬고 있는데 호들갑으로 깨뜨리는 우리 영감님 ... 쌀겨라는 화두로 종일 몰두할 건덕..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1
일만 일천 이 백원 여보 택시타 얼어죽어 ! 오층에서 내리 쏟아지는 남편의 소릴 들었는지 스르르 택시하나 발 앞에 머문다 . 신나고 들뜨는 마음 실은 추운줄도 모르는데 ... 대전 갈꺼예요 고속터미널이요 ... 어디로가야 표를 살꼬 깜깜하다. 안내 데스크앞 푸른제복의 사나이 주우욱 가셔서 왼쪽으로 돌아 끝까지 가시..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1
다다미 방을 아시나요? 피난길에서 돌아와 자리잡은곳 외할머님 댁 ... 비오는 날이면 호랑이 울음소리 낮으막하지만 우렁차게 들려오던 창경궁 담 밑 ...작은동산을 사이에두고 일본가옥 ... 넓은 가운데방이 다다미로 되었었다 . 담밑 동산엔 사과나무 앵두나무 똘배나무 그리고 사과보다 훨씬작고 새파란 능금나무 담장 나..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1
는다는 것 는다는 것은 준다는것보다는 훨씬 좋으니라 .. 재산이 는다고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노니 .. 마음통하는 친구가 는다는것 또한 많이 흐뭇하니라 . 그러나 는다는것에 절망함도 있으니 나이가 그 첫번째요 몸무게가 그 두번째니라 <2005.10.17>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2005.11.21